일반은행 호조세 지속, 특수은행 부진…"잠재리스크 대응해야"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국내 은행들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약 3.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일반은행들이 성장세를 이어간 반면, 특수은행은 영업외손익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 및 대손비용 증가로 역성장했다. 

특히 최근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높게 유지하면서도 예금금리를 내리며 예대금리차 확대 논란을 일으켰는데, 실상 예대마진 증가세도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3분기 이자이익은 전분기보다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 국내 은행들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약 3.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일반은행들이 성장세를 이어간 반면, 특수은행은 영업외손익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 및 대손비용 증가로 역성장했다. 특히 최근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높게 유지하면서도 예금금리를 내리며 예대금리차 확대 논란을 일으켰는데, 실상 예대마진 증가세도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3분기 이자이익은 전분기보다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9일 금융감독원 및 금융권에 따르면 3분기 누적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8조 800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19조 5000억원 대비 약 3.4%(7000억원) 감소했다. 

시중은행(iM뱅크 포함)이 11조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10조 6000억원 대비 약 4.1%(4000억원) 성장했고, 지방은행은 약 9.1%(1000억원) 증가한 1조 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인터넷은행도 2900억원에서 약 78.2%(2200억원) 폭증한 510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특수은행(기업은행·농협은행·수협은행·수출입은행·산업은행)은 7조 6000억원에서 약 18.7%(1조 4000억원) 급감한 6조 2000억원에 그쳤다. 

이 같은 현상은 분기별 실적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3분기(7~9월) 은행권 순이익은 6조 2000억원을 기록해 전분기 7조 2000억원 대비 약 13.9%(1조원) 급감했다. 시중은행은 4조 4000억원을 기록해 전분기 3조 8000억원 대비 약 6000억원 증가했고,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이 각각 4000억원 2000억원을 기록해 전분기와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특수은행은 1조 3000억원을 기록해 전분기 2조 9000억원 대비 약 54.2%(1조 6000억원) 급감했다. 

   
▲ 국내은행 이자이익 현황./자료=금융감독원 제공


은행들의 실적 장세는 이른바 '이자이익' 덕분이라는 예상과 달리 '비이자이익'에서 비롯됐다. 3분기 누적 이자이익은 44조 400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44조 2000억원 대비 약 0.6%(2000억원) 증가에 그쳤다. 3분기 이자이익은 14조 6000억원에 그쳐 전분기 14조 9000억원 대비 오히려 약 1.9%(3000억원) 줄었다. 이는 이자수익자산이 증가에도 불구, 예대금리차(대출금리-예금금리)가 줄어들면서 순이자마진(NIM)이 큰 폭으로 줄어든 여파다. 

잔액기준 분기별 NIM도 살펴보면 지난해 4분기 이후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말 잔액기준 NIM은 2.53%였는데, 올해 1분기 2.50%, 2분기 2.36%, 3분기 2.24%로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분기별 NIM도 같은 영향으로 1분기 1.63%, 2분기 1.60%, 3분기 1.52%로 매분기 줄었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예대마진 확대를 경고한 것과는 사뭇 대조적인 수치다. 앞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5일 임원회의에서 "최근 일각에서 기준금리 인하에도 은행 예대금리차가 확대되고 있는 점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며 "은행 예대금리차는 연초보다는 낮은 수준이나 최근 몇 달 동안 확대되고 있는 점은 우려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기준금리 인하로 경제주체가 금리부담 경감효과를 체감해야 하는 시점에서 예대금리차 확대로 희석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지체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관리해달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 원장에 이어 지난 14일에는 김병칠 은행·중소금융 부원장이 국내 20개 은행장들을 비공개로 소집해 예대금리차를 지적했다. 당시 김 부원장도 국민들이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예대금리차를 축소해야 한다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금감원의 이 같은 논조는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가계대출에서 유독 두드러졌다. 국내은행 예대금리차는 신규취급액 기준 7월 1.14%, 8월 1.13%, 9월 1.22%를 각각 기록했다. 가계대출만 놓고 비교한 예대금리차는 7월 0.65%, 8월 0.73%, 9월 0.83%로 매월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은행 전반적인 경영실적을 살펴보면 '이자장사'는 지지부진했음을 시사한다.

이와 달리 같은 기간 비이자이익은 약 25.1%(1조 1000억원) 급증한 5조 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외환파생관련이익이 약 47.5% 급감한 1조원에 그쳤지만 유가증권관련이익이 108.2% 폭증한 4조 8000억원을 기록해 비이자 증가를 이끌었다. 전통 수익원인 수수료이익도 10.6% 증가한 4조 3000억원을 기록해 이익증가에 보탬이 됐다.

누적 판매비 및 관리비는 약 2.8% 증가한 19조 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대손비용은 누적실적과 분기별 실적에 큰 차이를 보였다. 은행권 누적 대손비용은 10.3% 줄어든 4조 6000억원을 기록했다. 시중은행이 약 30.0% 급감한(8000억원) 1조 8000억원을 기록한 반면,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은 9.2% 20.5% 증액한 6000억원 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특수은행은 5.8% 불어난 1조 5000억원에 달했다. 

반면 전 은행권의 3분기 대손비용은 전분기 대비 약 50.6% 폭증한 2조원에 달했다. 일반은행이 22.4% 증액한 1조 2000억원, 특수은행이 144.0% 폭증한 7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중 일부 대기업 정상화에 따른 충당금 환입으로 대손비용이 감소했던 기저효과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시장금리 하락으로 유가증권관련이익은 증가한 반면, 순이자마진 축소로 이자이익이 감소했으며 신용손실 확대로 대손비용은 증가했다"며 "순이자마진이 축소되는 가운데 대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잠재리스크에 충실히 대응할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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