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친환경 폐기하고 석유·LNG 사업 육성
석유·LNG 시추하는 해양플랜트 역시 수주 늘어날 가능성 ↑
국내 조선업계, 해양플랜트 경쟁력 강화 한창…MRO 이어 수혜 예상
[미디어펜=박준모 기자]국내 조선업계가 함정 MRO(유지·보수·정비)에 이어 해양플랜트에서도 ‘트럼프 효과’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친환경 정책에서 석유·천연가스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 정책으로 전환하면서 시추 설비에 대한 수요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내 조선업체들은 이런 움직임에 발맞춰 해양플랜트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주를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 삼성중공업의 차세대 FLNG 모델/사진=삼성중공업 제공


◆트럼프 탈친환경 정책...해양플랜드 발주 증가 전망

1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화오션은 미국 해군으로부터 급유함 MRO 사업을 수주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국내 조선업계에 함정 MRO 협력을 요청한 뒤 나온 수주 소식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함정 건조까지 협력할 것으로 예상돼 국내 조선업계는 MRO 사업은 물론 함정 수출까지도 기대 중이다. 

트럼프 효과는 MRO에 그치지 않고 해양플랜트로도 나타날 전망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석유·천연가스 사업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내비쳤기 때문이다. 그동안 트럼프 당선인은 석유·천연가스 산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 에너지 가격을 낮추겠다고 강조해왔다.

에너지부 장관 역시 석유·천연가스 전문가로 지명했다. 에너지부 장관에 임명된 크리스 라이트는 석유기업인 리버티에너지의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다. 특히 기후 변화가 허구이며, 석유·가스 개발을 통해 미국의 에너지 자립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해온 만큼 트럼프의 공약을 실천할 인물로 꼽힌다. 

이런 트럼프 에너지 정책 기조를 보면 내년 1월 트럼프 정권 2기가 출범하게 되면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정책을 폐기하고, 석유·천연가스를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석유·천연가스를 시추하는 해양플랜트 역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MRO 사업이 가장 먼저 주목받았지만 에너지 정책으로 인해 해양플랜트 역시 수주가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며 “해양플랜트는 1조~2조 원 규모로 발주되기 때문에 조선업계의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해양플랜트 사업 강화 움직임 ‘시기적절’…수주 확대 기대

국내 조선업체들은 해양플랜트 수주를 확대하기 위해 관련 사업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여왔는데 트럼프 정권의 탈친환경 정책에 맞춰 시기적절했다는 평가다. 

먼저 삼성중공업은 그동안 쌓아온 건조 경험을 살려 해양플랜트 경쟁 우위를 이어간다는 전략을 세웠다. 

특히 해양플랜트 중에서도 부유식 LNG 생산설비(FLNG)에서 강점을 확보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4기만 제작된 대형 FLNG 중 3기를 건조한 경험을 통해 기술 경쟁력을 쌓았다. 건조 노하우를 바탕으로 올해 4분기에도 모잠비크 FLNG 수주 계약이 임박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내년에도 FLNG 2기를 수주한다는 목표다. 

삼성중공업은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모잠비크 프로젝트인 ‘코랄 술’ FLNG는 이미 기본 설계에 착수했다”며 “계약서에 언제 서명하냐의 문제이며, 가까운 시기에 수주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오션도 해양플랜트 사업 강화에 나섰다. 해양플랜트 전문회사인 싱가포르 다이나맥을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데 최근 싱가포르 경쟁 당국에서 인수를 승인하면서 인수에 속도가 붙었다.  

한화오션은 다이나맥 인수를 통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해양플랜트를 건조해 늘어나는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따. 또한 경쟁사 대비 높은 품질과 원가 경쟁력을 통해 해양플랜트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HD현대중공업도 최근 해양플랜트 공사에 착수하면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해양플랜트 공사인 ‘트리온 부유식 원유생산설비(TRION FPU)’ 건조를 2027년 상반기까지 마무리하고, 같은 해 하반기에는 설치가 완료될 예정이다. 

HD현대중공업은 해양플랜트 중 FPU(반잠수식 원유생산설비), FPSO(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를 중심으로 수주를 늘려나갈 계획인데 연간 2~3기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 내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이 바이든 정부가 중단했던 LNG 수출 프로젝트를 재개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트럼프 정권 2기 출범 이후 해양플랜트 수주가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해양플랜트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사업을 강화하고 있었는데 트럼프 당선으로 국내 조선업계에 호재가 발생했다”며 “LNG 수요가 늘어나게 되면 국내 조선사들이 강점을 갖고 있는 LNG 운반선 수주 역시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