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의 올해 3분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목표치인 30%를 나란히 넘어섰다. 케이뱅크가 전체 대출잔액 중 34.5%를 중·저신용자에게 내어주면서 이들 은행 중 가장 포용금융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고, 업계 1위인 카카오뱅크는 인터넷은행 3사가 공급한 포용금융의 절반 이상을 취급해 단연 돋보였다.
이들 은행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포용금융을 확대한다는 입장이지만, 한편으로 취약계층의 가계·기업대출 연체율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어 부실 위험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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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의 올 3분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목표치인 30%를 나란히 넘어섰다. 케이뱅크가 전체 대출잔액 중 34.5%를 중·저신용자에게 내어주면서 이들 은행 중 가장 포용금융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고, 업계 1위인 카카오뱅크는 인터넷은행 3사가 공급한 포용금융의 절반 이상을 취급해 단연 돋보였다. 이들 은행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포용금융을 확대한다는 입장이지만, 한편으로 취약계층의 가계·기업대출 연체율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어 부실 위험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사진=각사 제공 |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3사의 3분기 전체 신용대출 중 중·저신용자 비중은 평균잔액(평잔) 기준 케이뱅크 34.5%, 토스뱅크 33.8%, 카카오뱅크 32.3% 등으로 나타났다. 지난 2분기에는 토뱅 34.9%, 케뱅 33.3%, 카뱅 32.5% 순이었는데, 케뱅이 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하면서 순위가 역전됐다.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은 은행의 전체 가계 신용대출 평잔에서 KCB 기준 신용평점 하위 50% 차주에 대한 개인신용대출, 개인사업자신용대출, 서민금융대출 중 보증 한도 초과 대출 잔액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이에 케뱅의 포용금융 확대 움직임은 단연 눈길을 끈다. 케뱅은 지난해 2분기부터 6분기 연속 포용금융 확대에 주력하고 있는데, 올 3분기 실적은 직전 분기 대비 약 1.2%포인트(p) 상승했다. 중저신용자 대출을 늘리면서도,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상 금융 지원을 확대한 덕분이다.
케뱅은 지난 7월부터 부산·서울·대구 지역신용보증재단과 차례로 업무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최근 이들 지역에 '사장님 보증서대출'을 연이어 출시했다. 아울러 위메프·티몬 정산 지연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개인사업자를 위해 대출만기 연장 및 원금 상환 유예 등도 지원했다. 특히 지난 14일에는 중·저신용자 전용 상품인 '신용대출 플러스'의 최저금리를 0.3%p 인하하기도 했다.
아직 신용대출 의존도가 큰 토뱅의 행보도 눈길을 끈다. 토뱅은 전체 대출의 약 78%를 신용대출로 꾸려놓은 상황인데,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전월세보증금대출 제외) 상품이 부재한 만큼 타행 대비 리스크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토뱅은 중금리대출, 개인사업자대출, 햇살론뱅크 등을 확대해 포용금융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같은 기간 은행별 중·저신용대출 평균 잔액의 경우 카뱅이 약 4조 7135억원, 토뱅이 4조원으로 집계됐다. 케뱅은 평잔을 공개하지 않았다. 올해 3분기 누적(1~9월) 포용금융 공급액의 경우 카뱅 1조 8000억원, 케뱅 8806억원, 토뱅 1조 3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한편으로 은행들의 포용금융 확대가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이 펴낸 금융브리프 포커스 '최근 가계대출 및 개인사업자 대출 규모와 연체 현황'에 따르면 2022년 이후 현재까지 가계·자영업자 대출의 증가세는 대체로 둔화되고 있지만, 취약계층의 부채상환 부담은 여전하다.
특히 가계대출 및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자의 비중은 올 들어서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 가계부채 잔액이 연소득의 5배 이상으로서 상환여력 대비 부채 부담이 매우 큰 대출자의 비중은 전체 대출자의 9.40%에 달한다.
또 6월 말 기준 30일 이상 가계대출 연체자의 비중은 2.00%로 전년 동기 대비 약 0.30%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보다 더 심각한 90일 이상 가계대출 연체자의 비중도 0.30%p 상승한 1.60%에 달했다. 개인사업자 대출에서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는데, 30일 이상 연체자의 비중은 6월 말 2.30%로 전년 동기 대비 약 0.80%p 상승했다.
일반적으로 연체가 한번 발생하면 지속·반복되는 만큼, 연체자의 재정 상황이 개선되기까지 상당 기간 소요될 것이라는 게 금융연구원의 분석이다. 실제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기준 급여소득자로서 가계대출을 연체 중인 대출자의 48.6%는 1년 뒤인 올해 6월 말에도 연체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로서 가계대출을 연체 중인 대출자도 전체의 60.2%에 달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현열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연체 차주는 매우 소수에 불과하나, 한번 연체를 경험하면 장기간 또는 반복적으로 연체를 겪을 확률이 상당히 높다"며 "취약차주의 부채 상환 여력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판단되며, 향후 내수 회복 속도에 따라 특히 자영업 차주의 연체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인터넷은행 3사의 3분기 연체율을 살펴보면, 카뱅(0.48%)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들이 불안정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케뱅의 경우 세 분기 연속 하락에도 불구, 0.88%를 기록해 여전히 높은 편이다. 토뱅도 연체율 개선세에도 불구, 지난 2분기 1.27%를 기록해 건전성을 우려하는 시각이 많다. 4대 시중은행의 연체율(KB국민은행·신한은행 각 0.28%, 우리은행 0.30%, 하나은행 0.32%)과 견주면 격차가 매우 큰 셈이다.
한편 인터넷은행 3사는 남은 4분기까지 건전성을 관리하면서도,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 달성에 전념한다는 방침이다. 건전성 관리의 일환으로 카뱅은 데이터 기반의 신용평가모형(CSS) 고도화, 선제적인 충당금 적립 등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케뱅도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 하반기부터 삼성카드·신한카드와 협업해 개인사업자 대안신용정보를 대출심사 전략에 활용하고 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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