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 견제책으로 추가 관세 부과…한국 시장 공략 열중할 명분
이호근 교수, "정부차원에서 보조금 등 허들 높이는 방식 펼쳐야"
[미디어펜=박재훈 기자]중국의 전기차 강자 BYD(비야디)가 국내 승용차 시장 공략을 공식화하면서 판세 확장의 의지를 비췄다. 중국 내수를 비롯해 동남아까지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비야디는 이번 한국 시장진출까지 아시아 권역에서 영향력을 공고히 한다는 복안이다.

최근 미국이 대 중국견제를 위해 추가 관세를 예고한 만큼 한국시장 공략에 열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는 라인업 다양화로 방어가 유리한 현대차그룹 외 중견3사의 피해가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BYD 씰(Seal)/사진=BYD


2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비야디는 국내 승용차 시장 진출을 공식화하고 오는 내년 1월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한다. 비야디가 글로벌 각지에서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만큼 국내에 들여오는 모델들도 기존 판매되던 모델들 대비 저렴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비야디는 1월 브랜드 론칭에 앞서 딜러사를 선정했으며 전국에 전시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공개된 지역은 서울, 제주, 부산 등이다. 

국내에 출시될 모델로는 △소형 SUV 아토3 △중형 세단 씰 △소형 해치백 돌핀 등이 거론된다. 해당모델들 모두 판매되고 있는 지역에서 '가성비'모델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비야디는 한국시장에서는 가성비만을 강조한 판매전략보다 현지 시장에 맞춘 모델을 적기에 들여오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중국 내수에서 검증이 끝난 모델을 상황에 맞게 들여오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라인업이 다양한 만큼 중저가 가격대 모델을 들여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추가 관세로 인해 진입 장벽이 커진 만큼 가격을 낮춘 전략으로 초기 진입 시장을 공략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 중 한국은 전동화 인프라는 물론 구매력도 강한 축에 속한다.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서는 것 자체가 수익성 외에도 시장성이 크기 때문에 점유율 확대에 적극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 토레스 EVX./사진=KG모빌리티


국내 완성차 브랜드 중 현대차와 기아는 전동화 라인업이 비교적 다양하게 분포해 있다. 하지만 비야디의 가격 공세는 비교적 전동화 모델을 이제 막 출시하거나 준비 중인 중견 3사(KG모빌리티, 한국GM, 르노코리아)에게는 타격이 있을 전망이다.

실제 KG모빌리티의 경우 동급차종이라면 현대차와 기아 대비 가격대를 저렴하게 형성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하지만 비야디의 가격공세가 시작될 경우 가격 경쟁력면에서 시장 점유율을 빼앗길 가능성이 크다. 한국GM과 르노코리아 또한 전동화 전환을 준비하는 가운데 초기 선점 시기를 앞당길 필요성이 커졌다.

현대차와 기아도 비야디의 가격공세에 있어서는 뚜렷한 견제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데 중견 3사일 경우 사용할 전략이 더욱 적다는 것이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부 교수는 "(비야디가)초기 보급이 되기 시작했을 때 이렇다 할 품질 이슈가 없고 안정적이다라는 입소문을 타면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시작 공략에 유리할 수도 있다"며 "현대차, 기아도 이렇다할 카드가 없는 상황에 중견 3사의 경우 기업 스스로 비야디에 대응할 수 있는 카드는 적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이 교수는 "최근 미국이 중국산 자동차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는 것과 같이 정부 보조금이나 각종 허들을 정부차원에서 만들어야 한다"면서도 "국내산업을 보호하는 방향이 (허들을 만드는 것)거의 유일하지만 이 또한 분명한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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