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산운용 CEO 교체 '승부수'…한화운용도 조기 인사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지난달 말 삼성자산운용이 신임 대표이사로 김우석 삼성생명 자산운용부문장(부사장)을 내정하는 등 연말을 맞은 자산운용업계 최고경영자(CEO) 인사 구도에 변동이 생겨나고 있다. 업계 선두인 삼성자산운용의 CEO 교체는 상장지수펀드(ETF) 점유율 경쟁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는 업계 내부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한화자산운용 역시 CEO 교체 승부수를 던지며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 연말을 맞은 자산운용업계 최고경영자(CEO) 인사 구도에 변동이 생겨나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이 지난달 29일 신임 대표이사로 김우석 삼성생명 자산운용부문장(부사장)을 내정했다. 이로써 지난 3년간 회사를 이끈 서봉균 대표이사는 퇴임하게 됐다.

서 대표 퇴임에 대해서는 반응이 엇갈린다. 지난 2021년 12월 대표직에 올라 3년 동안 회사를 이끌어 온 서 대표는 삼성그룹의 인사 패턴을 고려했을 때 교체될 수 있다는 관측이 이미 존재했다. 삼성자산운용 역시 2-3년 주기로 CEO를 교체해 왔는데, 이번 역시 예외가 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 계열사 내에서 임기를 3년 이상 이어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서 대표가 CEO로서 활동을 시작한 이후 회사가 실적 성장을 거듭했다는 점, 자산운용업계의 경쟁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는 점 등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오기도 했다. 서 대표 취임 전인 2021년 삼성자산운용의 당기순이익은 879억원 수준이었으나 작년엔 1066억원까지 불어났다. 올해도 3분기 누적 625억원의 수익을 낸 상태라 나쁘지 않은 실적을 시현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업계 특유의 경쟁 구도로 인해 삼성자산운용의 독보적인 존재감은 다소 분산된 측면이 없지 않다. 이는 그만큼 ETF 시장의 경쟁 구도가 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서 대표 취임 전인 2021년 말 삼성자산운용의 ETF 시장 점유율은 약 42.5% 수준이었으나 현재 시점엔 40% 아래로 떨어져 있는 상태다. 삼성자산운용은 여전히 'KODEX'라는 독보적인 브랜드를 갖고 있지만, 후발주자들의 추격이 워낙 거세기 때문이다. 

특히 업계 2위이자 경쟁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과의 시장점유율 격차는 현재 2%포인트 안팎으로 좁혀지며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이러한 지점들이 CEO 교체 및 분위기 쇄신으로 연결됐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른 자산운용사 중에도 CEO를 교체한 사례가 나오고 있다. 권희백 한화자산운용 대표는 지난 9월 임기를 거의 반년 정도 남겨놓은 상황에서 교체됐다. 이 역시 한화자산운용이 신한자산운용·키움투자자산운용 등 중위권 업체간 경쟁구도에서 만족스러운 성과를 내지 못한 데 기인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밖에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는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미 두 차례 연임을 한 상태에서 3위업체 KB자산운용과 시장점유율 0.1%포인트 단위의 승부를 벌이고 있어 내년에 어떤 판단이 내려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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