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금융 4일 오전 위기관리위 등 긴급회의 개최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시중은행 지주들이 일제히 4일 오전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긴급회의를 열고, 관련 리스크 점검에 나섰다. 지주 회장 및 은행장들은 위기관리위원회를 개최해 내부통제 강화, 시장 상황 대응을 위해 위기관리 역량을 주문했다. 또 외화 유동성을 점검하고 시장 유동성 공급 등 시장 안정화를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그룹이 일제히 비상계엄 사태에 대응해 긴급회의를 열고, 관련 리스크를 점검하고 나섰다. 

   
▲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원·달러 환율과 야간선물 지수가 요동치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이날 오전 8시 긴급 임원회의를 개최해 환율 등 금융시장 변동성에 대한 대응방안, 고객자산 리스크 관리 강화 및 대고객 소통 확대, 주주·직원 등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안정화 지원 등을 점검했다. KB금융은 금융거래 분석을 통해 유동성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도 이날 오전 7시 그룹위기관리위원회를 열어 면밀한 모니터링을 당부했다. 신한금융은 자정부터 은행을 시작으로 6개 그룹사별 자체 점검회의를 열었다. 회의에 따라 신한금융은 내부통제 강화에 위기관리 역량을 집중하고, 외화 유동성 점검 및 시장 안정화 등에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아울러 IT사고 예방을 위한 점검을 강화하고, 고객 응대에도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도 이날 오전 7시 긴급 임원회의를 열어 환율, 유동성 변동 사안 등 리스크 전반을 점검했다. 함 회장은 고객과 직원 불안이 없도록 안정적 관리를 강조하면서, IT보안 유지 점검 등을 당부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이날 아침 긴급 임원회의를 소집해 고객 불편함이 없도록 응대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임직원에게 당부했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은 IT 금융사고 예방과 시장 유동성 관리에 총력을 다할 에정이다. 

NH농협금융도 이석준 회장과 이석용 행장 참석 하에 회의를 열었다. 회의에서 두 수장은 고객 응대 및 시장 모니터링에 철저히 나서고, 내부통제에 특별히 신경써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 계엄 후폭풍에도 불구, 은행들은 이날 평시와 마찬가지로 정상 영업에 나섰다.

한편 이번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은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계엄령 선포 해제로 시장이 다소 진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비상 대응체계를 가동하고, 시장안정화조치를 비상시 즉시 가동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는 입장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7시 은행연합회관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함께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최 부총리는 "당분간 주식·채권·단기자금·외화자금시장이 완전히 정상화될 때까지 유동성을 무제한으로 공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외환시장 및 해외 한국 주식물 시장이 해제 조치로 점차 안정화되고 있는 만큼, 주식시장을 포함한 모든 금융·외환시장을 정상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당국은 필요에 따라 시장안정을 위한 모든 조치를 신속히 단행할 계획이다. 

이어 금융위는 '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10조원 규모의 증안펀드 등 시장안정조치가 언제든 가동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김병환 위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오늘 아침에 개최된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에서 당분간 주식·채권·단기자금·외화자금시장이 완전히 정상화 될 때까지 유동성을 무제한으로 공급하기로 했다"면서 "특히 증시는 10조원 규모의 증안펀드 등 시장안정조치가 언제든 즉시 가동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또 "채권시장·자금시장은 총 4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 안정펀드와 회사채·CP(기업어음) 매입 프로그램을 최대한 가동해 안정을 유지할 것"이라며 "금융회사의 외환건전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증권금융을 통한 외화유동성 공급 등을 통해 환율 상승에 따른 마진콜 위험 등에도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금감원도 필요한 시장 안정 조치를 즉각 가동할 수 있도록 위기대응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날 오전 1시30분께 긴급 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비상계엄 선포 이후 나타날 수 있는 금융·외환시장 불안요인에 대해 필요한 시장 안정 조치가 즉각 가동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금융업권별 외화자금 사정, 가상자산시장의 변동성 등을 점검해 관계기관과 신속히 공유·공조하는 한편,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해 금융 상황점검 회의를 수시로 개최하는 등 위기대응에 만전을 기하라"고 당부했다.

당국과 금융권의 공조에 힘입어 외환시장은 빠르게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22분 현재 달러-원 환율은 1413.30원으로 전날 대비 0.30%(4.20원) 하락했다. 새벽 한때 달러-원 환율은 1446.50원까지 치솟았다. 그 외 유로화-원 환율은 0.32%(4.80원) 하락한 1484.85원, 엔화-원 환율은 0.46%(4.36원) 하락한 943.14원, 위안화-원 환율은 0.24%(0.47원) 하락한 193.74원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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