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불확실성 확대…당분간 변동성 주의 기울여야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지난밤 벌어진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 조치가 국내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리나라 고유의 정치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상황인 만큼 단기적으로는 국내 증시의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지난밤 벌어진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 조치가 국내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지수는 49.34포인트(1.97%) 하락한 2450.76으로 출발, 2500선을 단숨에 내줬다. 오전 11시 20분 기준 1.97% 하락한 2450.74를 기록 중이다. 

투자자별로는 외국인 홀로 3819억원어치를 내다 팔며 지수 하락을 견인하고 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3301억원, 248억원어치씩을 사들이는 중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 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10.40원(0.73%) 내린 1414.60을 나타내고 있다. 주간거래 종가 기준 1달러당 1402.9원을 기록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비상계엄 선포 후 한때 최고 1446.5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던 2009년 3월 16일(1488원) 이후 15년 8개월여 만에 최고점에 해당한다.

증시 약세 및 환율 변동성 확대는 지난밤 벌어진 비상계엄 사태로 정세 불안 등을 우려한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가 이어진 여파로 풀이되고 있다. 

전날인 지난 3일 저녁 10시 25분 윤석열 대통령은 급작스레 비상계엄을 선포했지만 이날 새벽 1시경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이 통과되면서 해제됐다. 

금융당국은 시장 불안감을 차단하기 위해 무제한 유동성 공급책을 긴급히 발표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에 돌입했다. 이 때문인지 이날 증시에 생각만큼 큰 충격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보여진다.

증권가에서는 정치 불확실성이 확대된 만큼 당분간 변동성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단기적으로는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이탈이 지속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김윤정 LS증권 연구원은 “비상계엄 직후 한국 증시를 추종하는 해외 상장지수펀드(ETF)가 간밤 변동성을 키웠다”면서 “국내 증시 역시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을 동반한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경기 흐름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단순히 과거 사례만 보면 1979년에서 1980년 계엄 당시 증시에 충격이 있기는 했으나 당시는 경기침체 기간이었다”면서 “대체로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이었고 더 중요한 것은 글로벌 경기사이클이었다”고 분석했다.

국내 증시의 펀더멘털(기초 체력)이 바뀌지 않은 만큼 급락시 오히려 매수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상 계엄령 선포 이슈가 빠르게 해소되었다는 점에서 밤사이 한국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는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번 이슈가 한국 주식 시장의 펀더멘털 변화 요인이 아니라는 점에서 주가 급락 시 매수 대응도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