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월까지 수입산 철강재 753만톤 유입…전년 대비 2% ↑
저가 밀어내기 수출에 속수무책…열연·H형강도 AD 제소 검토
중국산 후판 잠정 관세 부과 예상…철강업계, 숨통 트일 것으로 기대
[미디어펜=박준모 기자]국내 철강업계가 저가 수입재를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후판에 이어 열연강판, H형강에 대해서도 반덤핑 제소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산 후판에 대해서는 잠정 관세 부과가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다른 품목으로도 관세 부과가 확대될 경우 국내 철강업계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 포스코에서 생산된 열연강판./사진=포스코 제공


4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국내로 들어온 수입산 철강재는 753만5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했다. 지난 2022년과 비교하면 37.3% 급증했다. 

올해 국내 철강 수요가 부진한 상황이지만 수입재 유입이 늘어난 이유는 중국의 저가 밀어내기 수출 때문이다. 중국 내에서도 철강 수요가 줄었는데 생산을 크게 줄이지 않으면서 남아있는 재고를 낮은 가격에 우리나라로 판매한 것이다. 

이는 결국 국내 철강 시장 혼란을 불러일으켰고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업체들은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이 커졌다. 

향후에도 수입재에 대한 위험이 커질 것으로 보이자 현대제철은 지난 7월 중국산 후판에 대해 반덤핑 제소를 했다. 실제로 후판은 올해 10월까지 115만7800톤이 국내로 유입돼 지난해보다 7.4% 늘었다. 2022년보다는 80.5%가 늘었다. 

현대제철은 후판에 그치지 않고 반덤핑 제소를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반덤핑 제소가 유력한 품목으로는 열연강판과 H형강이 꼽힌다. 

열연강판은 다양한 산업에서 기초 소재로 활용되고 있으며, 냉연강판이나 도금강판 등을 생산하는 중간소재로도 쓰인다. 특히 수입재 중에서도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반덤핑 제소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 내에서는 열연강판에 대해 이르면 올해 안으로 반덤핑 제소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제철은 중국산뿐만 아니라 일본산 열연강판에 대해서도 반덤핑 제소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엔저 현상이 나타났을 당시 일본산 열연강판 역시 낮은 가격으로 국내로 들어와 철강업계에 피해를 입혔기 때문이다. 

H형강도 일본산 유입이 늘어나자 현대제철을 중심으로 반덤핑 제소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중국의 저가 밀어내기 판매가 더욱 두드러지고 있고, 일본에서도 엔저에 힘입어 유입이 늘어나고 있다”며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저가 수입재를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반덤핑 제소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덤핑 제소 성과도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무역위원회는 중국산 후판에 대해 잠정 반덤핑 관세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 잠정 관세 부과는 반덤핑 조사가 최종 결론이 나기 전에 미리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다. 

통상 반덤핑 제소부터 결론이 나기까지 1년 이상이 걸리는데 미리 관세를 부과할 경우 중국산 후판 수입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열연강판과 H형강은 물론 저가 수입이 이뤄지는 제품에 대해서도 반덤핑 조사를 통해 관세가 부과될 경우 철강업계의 수익성 확보와 판매 증가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또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조사를 통해 국내 철강업계가 저가 중국산 후판으로 인해 피해를 봤다고 입증된다면 내년 2월 정도에는 잠정 관세가 부과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일각에서는 관세 부과로 인한 부작용이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이제부터라도 수입재를 막아야 철강업계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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