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사태 후 정치적 불확실성 커진 영향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대표적 밸류업 수혜주로 꼽히던 은행주가 연일 내리막길을 걷다 힘겹게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 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이다.

   
▲ 대표적 밸류업 수혜주로 꼽히던 은행주가 연일 내리막길을 걷다 힘겹게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은행주는 지난 3일 오후 10시 23분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함에 따라 이튿날 일제히 하락세를 기록했다. 

KB금융은 지난 4일 5.73% 하락한 데 이어 5일에도 10.06% 빠졌다. 하나금융 지주도 4일 6.67%. 5일 3.25% 떨어지며 거래를 끝마쳤다. 신한지주도 4일과 5일 각각 6.56%, 5.50% 하락했다. 우리금융지주도 4일 2.79%, 5일 3.77% 내림세를 보였다. 

이처럼 이들 은행주는 하루 평균 5.5% 가량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주가 급락 원인으로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발동 및 해제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된 점이 꼽힌다. 

윤 정부는 그동안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을 중점적으로 추진해 왔다. 은행주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핵심 수혜주로 꼽히며 가파르게 상승해 왔다. 

계엄 사태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정국으로 이어지면서 정부가 추진해 온 밸류업 프로그램이 동력을 잃을 것이란 우려가 작용한 결과라는 해석이다. 

하지만 6일 이틀간의 하락세를 끊어 내고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신한지주는 전날 종가 대비 2.81%(1400원) 오른 5만1200원에 거래 중이다. KB금융은 1.17%, 하나금융지주는 2.52%, 우리금융지주는 0.25% 오름세를 나타내는 중이다. 

이날 상승세는 낙폭 과다 판단에 따른 저가 매수세 유입이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가에서도 계엄령 여파로 인한 금융주들의 하락 폭이 과도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나치게 하락한 만큼 주가 되돌림 현상이 나올 수 있다는 평가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주가 이틀 연속 하락한 이유는 비상계엄 발동 및 해제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돼 밸류업 정책 이행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라며 “기존의 밸류업 기대를 하회할 가능성이 생긴 만큼 주가가 일부 조정받는 것은 합리적이지만, 기대수익률을 고려하면 현 수준의 하락은 과도하고 바닥에 근접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도 “은행주는 밸류업 지원에 대한 정부의 일관된 정책과 은행의 적극적 주주환원 제고 실천에 따라 올 한해 34.2% 상승했다”면서 “최근 정치적 리스크가 발생하면서 이에 대한 피해주로 인식, 이틀 간 11%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정부의 정책적 지원은 여전히 유효하고, 내년 이후 은행주의 총주주환원율이 큰 폭으로 오를 것을 감안하면 과하게 하락했다”면서 “은행주 상승의 배경인 주주환원 제고 계획도 여전하다”고 덧붙였다. 

실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열린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에서 “우리 경제의 견고한 펀더멘털과 정책대응 여력을 적극 설명하며 대외신인도에 영향이 없도록 지속 노력하겠다”면서 “5000억원 규모의 밸류업 펀드 조성·집행, 밸류업 세제 지원 등을 비롯해 자본시장 선진화 노력을 일관되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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