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출범 후 실적 역성장…'부당대출' 이슈로 불확실성↑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지난 여름 10년 만에 증권업에 재진출한 우리투자증권이 출범 이후 불과 4개월여 만에 '시계제로'의 상황에 도달한 채로 연말을 맞았다. 모회사 우리금융의 연이은 금융사고로 인해 당초 올해 3분기 중 완료하려 했던 본인가 획득을 달성하지 못한 채 새해를 맞게 된 것. 실적도 좋지 않고 추가 인수합병(M&A) 이슈도 쉽지 않아진 것으로 관측된다. 모든 상황의 중심에는 금융당국과 검찰의 '고강도 조사'가 있다.

   
▲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10월10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1일 출범한 우리투자증권이 첫해 역성장을 기록하는 등 출발부터 난관에 봉착하는 모습이다. 우리투자증권의 올해 3분기 순이익은 56억원, 누적 순이익은 9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우리투자증권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우리종합금융의 작년 3분기 누적순이익 184억원으로 올해보다 2배 정도 많았다.

실적을 떠나 올해 착수하려던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당초 우리투자증권 측은 올해 3분기 중 투자매매업 본인가 획득을 완료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현재 상태는 여전히 "협의 중"이다. 본인가를 받지 못하던 증권사 주요 업무인 기업금융(IB), 기업공개(IPO) 등은 불가능하다. 특히 IB 업무는 우리투자증권이 출범 당시부터 의욕을 보였던 분야다.

일련의 상황에는 모회사 우리금융에서 한 해 내내 발생한 악재도 어느 정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사건이 지난 6월 우리은행에서 발생한 100억원대 횡령사고와 8월 발생한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사건이다. 

현재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고강도 검사를 받고 있다. 증권사들이 본인가 심사를 받을 때 주요 항목 중 하나로 '대주주 적격성'이 있기 때문에 현재 상황에선 어차피 인가를 받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국포스증권을 합병한 이후 추가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현재로써는 쉽지 않다. 시장에 적당한 증권사 매물이 없기도 하지만 이 역시 감독으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특히나 최근엔 당국·검찰의 조사 범위가 더욱 넓어지고 있다. 검찰이 손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조병규 우리은행장 취임 전 자료까지 압수수색해 살폈고, 임종룡 현 회장과 조 행장 재임 시점에도 부당대출이 있었다고 밝혀 한차례 파문이 일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달 28일 진행된 금융지주 이사회 의장 간담회 이후에도 "손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과 유사한 사례가 현재 회장과 행장 재임 시에도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사태 추이에 따라 우리투자증권 출범에 적극적이었던 임 회장의 거취에도 중대한 변동이 생길 가능성이 관측되며 우리투자증권 관련 불확실성도 좀처럼 걷히지 않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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