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수사 주도권’을 놓고서도 검찰과 경찰이 갈등을 표출하는 등 사회 전반적인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밤 긴급성명을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는 경찰들이 경비를 하고 있는 모습./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심지어 8일인 이날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마저 개입에 나서며 소위 '계엄 수사'가 수사 주체를 정하는 초기 단계에서부터 다양한 문제를 노정시키는 모습이다.

우선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 박세현 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사건에서 가장 관련자가 많은 데가 군과 경찰"이라고 각을 세웠다. 계엄군 요청에 따라 국회와 중앙선관위원회 통제에 협조한 조지호 경찰청장, 김봉식 서울경찰청장 등을 겨냥한 말로 해석된다.

아울러 검찰 쪽은 비상계엄 전 과정을 주도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신병을 이미 확보했다는 점을 명분으로 수사 당위성도 강조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맞서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는 경찰은 '수사 독립성'을 위해 경찰이 수사 주체가 돼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비상계엄 선언 국무회의에 참석한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검찰에 대한 인사권은 물론 검찰총장 수사지휘권을 갖고 있으므로 검찰이 수사를 주도할 경우 자칫 '불공정 수사' 오해를 야기할 수 있다는 논리다.

결국 두 수사기관의 합동수사가 불발된 상황에서 검경이 각자 수사 인원을 보강하며 세 불리기 경쟁에 돌입한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더욱이 공수처마저 계엄 관련 사건을 ‘공수처로 이첩하라’고 검찰과 경찰을 상대로 요구하며 상황이 한 층 더 복잡해지고 있다.

이런 경우 대통령실이나 총리실 등 상위 기관이 수사 주체를 조율하곤 하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 대통령이 사실상의 '직무정지'인 만큼 혼란이 쉽게 가라앉긴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김민석 최고위원 기자간담회를 통해 ‘검경 양측 수사와 관련해선 경찰이 수사한 뒤 특별검사 수사가 이어져야 한다’며 경찰 쪽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단, 공수처의 이첩 요청은 이 간담회 이후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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