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사, 3년 사이 글로벌 EV 점유율 11.5% 하락…중국 기업 성장세에 밀려
포트폴리오 확대 모먼트 앞당겨야…LFP배터리 및 각형 폼팩터 개발 속도전
[미디어펜=박재훈 기자]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글로벌 점유율이 최근 몇 년 사이 하락세를 타면서 10%대 추락을 목전에 두고 있다.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에 속도를 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인터배터리2024 LG에너지솔루션 부스에 전시돼 있는 셀투팩 공법 목업./사진=미디어펜 박재훈 기자


9일 에너지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 통계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국내 3사의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점유율은 20.2%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5% 하락한 수치다.

각사의 점유율을 살펴보면 △LG에너지솔루션 11.8% △SK온 4.5% △삼성SDI 3.8% 등이었다. 전년 동기 성장세는 △LG에너지솔루션 6.4% △SK온 9.5% △삼성SDI 4.7%였다.

3사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성장세를 기록했으나 점유율이 희석된 것은 중국 기업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업계 선두인 CATL은 36.8%의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 28.3% 성장했다. 업계 2위인 BYD(비야디)는 16.8%의 점유율을 기록하는 등 31.3%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두 중국 기업의 점유율은 53.6%로 글로벌 전기차 점유율 절반 이상을 상회했다. 이 같은 성장세는 내수 시장 기반의 판세를 해외로 확장했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 배터리 3사의 점유율은 3년 사이 10% 이상 하락세를 기록했다. 지난 2021년 10월까지 국내 배터리 3사의 점유율은 31.7%였다.

중국 기업들은 전방산업인 전기차 산업이 난항을 겪는 와중에도 LFP(리튬, 인산, 철)배터리를 통한 시장 공략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외에도 주력으로 삼고 있는 각형 배터리에서도 두각을 드러내면서 완성차 OEM(위탁생산) 고객사들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국내 업계에서도 LFP배터리와 각형 배터리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은 GM(제너럴모터스)와 각형 배터리 공동 개발에 나선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 이전에는 삼성SDI가 유일한 각형 배터리 생산하고 있었다.

각형 배터리는 알루미늄 캔으로 둘러 쌓여 있어 외부 충격에 강한 특성을 갖고 있다. 상대적으로 셀 자체의 강성이 높아 배터리 모듈, 팩 단계에서 구조적인 간소화가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최근 전기차 화재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내구성이 높은 각형 배터리는 고객사들에게 니즈가 높은 제품으로 꼽힌다.

SK온 또한 각형 배터리 개발을 끝마치고 양산 시기에 관해 고객사와 검토를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 6월 중국 저장지리홀딩그룹과 MOU를 맺은 SK온은 점차 고객사를 늘려갈 것으로 보인다. 지리그룹은 산하에 볼보, 폴스타, 로터스 등 전동화를 준비하고 있는 다수의 브랜드가 포함돼 있다.

국내 3사는 LFP배터리 생산에도 속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LFP배터리에서 후발 주자인 만큼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다만 앞서 LFP배터리 시장을 선점한 중국기업들을 뚫을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안정성과 기술력으로 고부가가치 배터리를 선점하겠다는 계획과 달리, 중국 기업들의 기술력도 상당 수준 올라와 간격이 좁혀졌기 때문이다.

업계 내 한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의 기술력도 상당 수준 올라온 만큼 과거 앞장섰던 요소들로 위안을 삼을 수 있는 시기는 지난 것 같다"며 "중국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을 통해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어 양산 시기를 앞당길 필요가 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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