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불똥 튄 산업계…연말 이어 ‘설 특수’도 영향 미칠까
[미디어펜=이미미·김연지 기자] 장기 불황으로 침체인 내수시장이 ‘계엄령 후폭풍’ 직격탄을 맞아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계제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번 계엄 사태가 실물경제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항공·여행·유통 산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실제로 지난 3~4일 계엄령 선포와 6시간만의 해제,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폐기까지 한국 정치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원화 가치는 급락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장 초반 1430원을 기록하며 2년 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자재 수입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환율 변동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 대한항공 에어버스 A321neo./사진=대한항공 제공


◆항공업계, 외국인 관광객 수요 감소 전망도 

항공업계는 비상계엄 여파로 변동 폭이 더욱 커진 환율 모니터링 강화에 나섰다. 항공업계는 유류비와 항공기 리스료 등을 달러로 지급하기 때문에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화 부채 상환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대한항공의 경우 환율이 10원 오르면 330억 원의 외화평가손실이 발생한다. 대한한공은 파생상품 등을 통해 환율 변동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환율 변동 위험 대응을 과거부터 지속해 왔다"면서 "파생상품 등을 통해 환율 변동에 적극 대응하고 있으며, 올해 3분기 기준으로 볼 때도 외화환산손익과 파생상품 손익이 상계돼 외환 관련 영향은 미미했다"고 말했다.

환율 폭등에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더해지며 여객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고환율 상황이 지속되면 아웃바운드(한국인의 해외여행) 여행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 또 지정학적 리스크로 외국인 관광객 수요 감소 우려도 커지고 있다. 비상계엄 선포 직후 몇몇 주요국은 자국민 보호를 이유로 여행 경보를 발령했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비행기가 정상 운항이 가능한지에 대한 질문이 쏟아지기도 했다.

현재 항공기 운항 일정에는 큰 차질이 없는 상황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물론 저비용항공사(LCC)도 항공편을 정상적으로 운항하고 있다. 다만 항공업계는 계엄 사태 후폭풍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인바운드 수요 변동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계엄 사태 이후 아직까지 아웃바운드·인바운드(외국인의 한국 여행) 수요에 큰 변화는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인바운드 예약 변동 추이에 대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장을 보고 있다./사진=미디어펜DB


◆적자 유통업계, ‘연말 특수’ 사라질까 발 동동 

소비심리에 특히 민감한 유통업계는 4분기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는 ‘연말 특수’가 사라질까 좌불안석이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에도 국민 관심이 정치적 이슈에 집중되면서, 대대적인 연말 할인행사에도 서울 시내 주요 점포들의 매출은 기대보다 낮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도 2016년 10월 102에서 탄핵 촛불집회가 시작된 11월, 박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뒤인 12월에는 95.7, 94.1로 연달아 떨어진 바 있다.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 백화점 본점, 여의도 더현대 서울 등은 주말 집회 등을 고려해 안전관리를 강화 중이다. 백화점 관계자는 “계엄령에 따른 영향은 아직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형마트는 이번 주 개시한 내년 설 선물세트 판매에 영향이 있을까 우려 중이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주요 마트 3개사는 일제히 설 선물세트 예약판매에 돌입했다. 사전예약으로 보다 저렴하게 선물세트를 구매하려는 수요를 겨냥한다. 

한편 편의점은 지난 4일 비상 계엄령 선포 직후 비상식량을 구입하려는 시민들이 몰려 생수, 햇반 등 일부 품목의 매출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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