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태경 기자] 국산 기술로 반도체 생명수인 초순수 생산을 성공함에 따라 이를 반도체 제조 공정에 국내 최초로 공급한다.
|
 |
|
▲ 박재현(오른쪽 두 번째) 환경부 물관리정책실장이 9일 오전 SK실트론 구미 2공장에서 열린 ‘초순수 국산화 실증플랜트 통수식’ 행사 후 참석자들과 함께 플랜트를 시찰하고 있다./사진=환경부 |
환경부는 9일 오전 SK실트론 구미 2공장에서 '초순수 국산화 실증플랜트 통수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초순수는 물 속에 포함된 전해질과 유기물 등 불순물을 극히 낮은 값으로 억제한 이론순수에 가장 근접한 물이다. 반도체 표면의 각종 부산물과 오염물질 등을 세척하기 위해 사용된다. 이 외에도 의료·바이오, 화학,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등 현대 첨단 산업에 사용된다.
초순수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이온물질 농도를 1조분의 1(1ppt) 이하, 용존산소 등 물속 기체 농도를 10억분의 1(1ppb) 이하로 만드는 고난도 수처리 기술이 필요하다. 현재 전 세계 국가 중 일부 국가만이 이 같은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옥스퍼드 소재 물산업 조사기관 GWI에 따르면 초순수 시장 규모는 2021년 기준 국내 2조2000억 원, 해외 28조 원에 이른다. 2028년까지 국내 2조5000억 원, 해외 35조50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환경부와 환경산업기술원은 초순수 생산기술을 국산화하기 위해 2021년 4월부터 고순도 공업용수 국산화 기술 개발 사업을 추진해 왔다. 사업에는 수자원공사와 민간 물 기업, 학계 등 국내 물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
 |
|
▲ 초순수 생산 공정./사진=환경부 |
환경부는 이달 SK실트론에 설치·운영하는 초순수 실증플랜트를 통해 설계·시공·운영 기술의 경우 100%를, 핵심 기자재는 70%를 국산화해 반도체 공정에 국산 초순수를 공급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하루 최대 1200톤의 초순수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설계·시공 기술은 한성크린텍(초순수 플랜트)과 진성이앤씨(공급 배관), 핵심 기자재는 삼양사(이온교환수지)와 에코셋(자외선 산화장치) 및 세프라텍(탈기막), 운영 기술은 수자원공사가 맡았다.
이 사업을 통해 SK실트론은 이달부터 2025년까지 국산 기술로 생산된 초순수를 24시간 연속 공급해 실리콘카바이드(SiC) 웨이퍼를 생산하게 된다. 사업 종료 이후에는 실증플랜트 운영이 SK실트론에 이관돼 웨이퍼 생산에 계속 활용한다.
환경부는 이번 성과를 계기로 그간 미국·일본 등 해외기업이 주도하던 초순수 시장에 국내기업이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돼 반도체 산업뿐 아니라 첨단 산업 경쟁력도 크게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국내 최대 반도체 웨이퍼 생산기업인 SK실트론은 국산 기술로 생산한 초순수로 만든 실리콘카바이드 웨이퍼를 국내 반도체 기업에 공급하고, 해외 수출도 할 수 있게 됐다.
환경부는 그간 확보한 초순수 기술을 고도화하기 위해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추진할 후속 연구개발(R&D)을 준비하고 있다. 2031년부터는 초순수 플랫폼센터를 구축해 초순수 기술개발과 인력 양성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박재현 물관리정책실장은 "초순수 생산기술 국산화 성공은 반도체 산업 육성의 든든한 토대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반도체 산업단지의 안정적인 용수 공급과 함께 초순수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국산 기술력 향상과 민간 기업의 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유태경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