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역풍 속 하방리스크↑"…국민연금 지원, 통화·재정 여력 충분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골드만삭스가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 등 정치적 불안정성 등을 이유로 내년도 한국 경제 성장률 하방 리스크가 커졌다고 평가했다.

   
▲ 골드만삭스가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 등 정치적 불안정성 등을 이유로 내년도 한국 경제 성장률 하방 리스크가 커졌다고 평가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권구훈 골드만삭스 선임이코노미스트는 지난 9일 '짧은 계엄령 사태의 여파'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권 선임은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시장 평균보다 낮은 1.8%로 유지하지만 리스크는 점점 더 하방으로 치우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번 비상계엄 사태가 미칠 경제적 파장은 지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과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등 과거의 혼란과 사뭇 다르다고 평가했다. 당시에는 경제 성장률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는 분석이다.

권 선임은 "앞선 두 사례에서 한국 경제는 2004년 중국 경기 호황과 2016년 반도체 사이클의 강한 상승세에 따른 외부 순풍에 힘입어 성장했다"면서도 "2025년 한국은 수출 중심의 경제구조를 지닌 국가들과 함께 중국 경기 둔화와 미국 무역 정책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외부 역풍에 직면해 있다"고 짚었다.

다만 경제 하방리스크 등에도 불구, 심각한 불안 시 통화·재정 여력이 있다는 점에서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음을 시사했다. 특히 과도한 시장 불안과 원화 가치 급락 발생 시 국민연금의 대규모 해외자산 보유액을 활용해 증권·외환시장을 지원할 수 있다는 점도 부연했다.

그는 "긴급 유동성 지원과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예고한 추가 정책금리 인하 등 추가적인 통화 부양책이 이미 준비 중에 있다"며 "정치적 안정이 회복되고 잠재적인 과도기적 조치가 명확해지면, 상대적으로 낮은 한국 정부 부채를 고려할 때 향후 재정 완화는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지 않으면서 성장의 버팀목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야당의 추가 탄핵안 발의와 과도기적 내각 구성, 개헌 논의 등을 주목해야 할 주요 이벤트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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