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MG손해보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메리츠화재가 선정되면서 MG손해보험이 5수 끝에 새 주인을 맞게 될지 업계의 관심이 높다. MG손해보험 매각은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네 차례나 무산되면서 청산 가능성까지 거론됐었다. 다만 자본확충 문제와 노조 반발 등이 인수 과정에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예보는 9일 MG손해보험 매각을 위한 수의계약에서 인수제안서를 접수받은 2개사의 자금지원 요청액, 계약 이행능력 등을 심사한 결과 메리츠화재를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메리츠화재의 경쟁사는 자금조달계획 미비 등의 사유로 차순위 예비협상대상자로 선정되지 않았다. 지난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논의됐던 IBK기업은행은 인수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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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G손해보험이 5번째 매각 시도 만에 메리츠화재 품에 안길 전망이다./사진=각사 제공 |
예보는 MG손해보험이 부실금융기관으로 결정된 2022년 4월 13일 이후 약 3년간 세 차례의 매각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국내 금융지주회사, 은행, 보험사, 대형 사모펀드(PEF) 등이 인수 의사를 보였지만, 최종 인수제안서를 제출한 회사는 2개사에 불과했다.
메리츠화재는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으나 실사 과정에서 MG손보 부실 리스크가 예상보다 클 경우 언제든지 발을 뺄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은 지난달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 콜에서 MG손보 인수와 관련 “주당 이익을 증가시키고 주주 이익에 부합할 경우 완주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중단한다는 입장을 견지한다”고 말했다.
MG손보의 매각가는 2000억~3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되나 인수 후 추가되는 비용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MG손보의 킥스(K-ICS) 비율은 갈수록 떨어지며 업계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MG손보의 올해 3월말 기준 킥스 비율은 경과조치 후 52.1%(경과조치 전 42.7%)였으며, 6월말 기준 킥스 비율은 경과조치 후 44.4%(경과조치 전 36.5%)로 더 낮아졌다.
킥스 비율은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가늠하는 대표적인 지표로, 보험계약자가 보험금을 일시에 청구했을 때 보험사가 이를 얼마나 지급할 수 있느냐를 나타낸다. 현재 보험업법에서는 킥스 비율이 100% 아래로 내려가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금융당국은 150% 이상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를 고려했을 때 MG손보의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는 1조원 가량의 자금 투입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예보는 메리츠화재에 추가적인 자금 지원은 없다는 입장이다. 예보는 최대 약 5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지며 메리츠화재는 해당 금액 범위 내의 지원금을 신청했다.
여기에 MG손보 노조의 거센 반발도 변수로 남아있다. 이번 매각이 인수합병(M&A)이 아닌 자산부채이전(P&A)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메리츠화재는 고용승계 의무를 지지 않는다.
MG손보가 소속된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는 이날 “그동안 전 직원의 고용 승계와 피와 눈물로 쌓아온 단체협약 승계를 담보할 수 없는 손해보험 동종사인 메리츠화재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정을 전 직원 총력 단결 사즉사의 결의로 결사 반대한다”며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제반 법적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또 메리츠화재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부문검사 및 종합검사 결과 발표 지연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만큼 실사와 협상에 진지하고 성실하게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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