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정유업계가 비상계엄 사태 후 고환율에 걱정이 앞서고 있다. 지난 3분기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4분기까지 고환율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앞으로도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어 당분간 정유업계의 실적 개선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
 |
|
▲ SK이노베이션 울산CLX 전경./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
13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1430원 대를 보였다. 비상계엄 선포 전까지 1400원 수준을 보였으나 이후 1440원을 넘기면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환율이 치솟자 해외에서 원유를 전량 수입하는 정유업계에도 불똥이 튀었다. 정유업계는 원유를 수입할 때 달러로 결제를 하기 때문이다. 환율이 오르게 되면 더 높은 가격으로 원유를 사오는 것과 마찬가지다. 결국 비상계엄 사태로 환율이 오르면서 정유업계는 수익성이 더 악화될까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정유업계는 지난 3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했는데 4분기까지도 실적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3분기 정유 4사(SK에너지·S-OIL·GS칼텍스·HD현대오일뱅크)의 적자 규모는 1조5707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4분기 들어 분위기 전환에 나서면서 비상계엄 사태 전까지만 하더라도 나쁘지 않았다는 게 업계 내 중론이다.
실제로 정유업계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4분기 들어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3분기 평균 정제마진은 3.5달러로 손익분기점을 밑돌았는데 11월에는 6달러대, 12월에도 5~6달러 대를 보이면서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업계 내에선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나왔지만 비상계엄 사태로 인해 4분기 실적 기대감도 떨어진 상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4분기 버티면서 내년을 준비하자는 분위기였는데 현재는 환율 상승과 정세 불안으로 노심초사하고 있다”며 “그나마 수출 비중이 높다고는 하지만 환율 상승으로 인한 원가 부담 확대를 수출 이익으로 온전히 보전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게다가 환율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는 점도 정유업계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는 금융당국에서 환율 방어에 안감힘을 쓰면서 억제하고 있지만 탄핵 정국 장기화로 불확실성이 이어지면 환율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예상이다. 실제로 증권가에서는 내년 상반기에 원·달러 환율이 1500원 대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처럼 내년에도 환율 상승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정유업계의 실적 전망 역시 어두울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정세 불안으로 인한 소비 심리 악화까지도 나타날 수 있어 정유업계는 이 사태가 빠르게 해결되길 바라고 있다.
또 다른 정유업계 관계자는 “내년에 출범하는 트럼프 정권이 출범하는 만큼 이에 대한 대응도 해야 하는 상황에서 환율 상승 전망까지 나와 고민”이라며 “그나마 중국의 경기부양책이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지만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