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국내 대형 보험사 오너 일가 3세들이 본격적으로 경영 일선에 참여하며 경영 시험대에 올랐다. 현재 보험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가운데 이들은 디지털, 글로벌사업 등 미래 수익성을 좌우하는 중요한 직책을 맡아 성과를 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지난 11일 2025년도 정기인사에서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의 장남 신중하 그룹데이터TF장을 경영임원(상무)으로 승진시켰다.
신중하 상무는 1981년생으로 미국 뉴욕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외국계 투자은행(IB)인 크레디트스위스 서울지점에서 2년여간 근무했다.
|
 |
|
▲ (왼쪽부터) 신중하 교보생명 상무,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정경선 현대해상 전무./사진=각 사 제공 |
이후 2015년 교보생명 자회사 KCA손해사정에 대리로 입사해 생명보험의 시작과 끝이라 할 수 있는 보험 가입부터 보험금 지급까지 보험업 관련 경험을 쌓았다. 이후 다시 미국 유학길에 올라 컬럼비아대학에서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마쳤다.
2021년 교보정보통신(현 교보DTS)으로 자리를 옮겨 디지털혁신(DX) 신사업팀장으로 일했고, 2022년 5월 교보생명에 차장으로 입사해 그룹 내 디지털전환(DT) 가속화를 지원하고 그룹 디지털 전략 수립에 힘써왔다.
올해 4월에는 그룹경영전략담당 겸 그룹데이터TF장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이번 승진으로 AI활용·VOC(고객의소리)데이터담당 겸 그룹경영전략담당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그간 디지털 전략 부문에서 중책을 맡아온 신 상무는 교보생명이 내년 하반기 출범을 목표로 지주사 전환을 추진 중인 만큼 계열사 간 데이터 통합작업과 디지털 전환 등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2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최고글로벌책임자(CGO)의 사장 승진을 발표하며 3세 경영 승계에 속도를 내고 있다.
1985년생인 김동원 사장은 2014년 한화생명에 디지털팀장으로 입사한 후 전사혁신실 부실장, 디지털혁신실 상무, 해외총괄 겸 미래혁신총괄,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CDSO) 겸 전략부문장, 최고디지털책임자(CDO) 등을 거쳐 9년 만에 사장으로 승진했다.
김 사장은 CGO로 선임되기 전까지 대부분의 기간을 디지털 분야에서 근무하며 한화생명의 디지털 혁신을 이끌었다. 지난해부터는 글로벌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현재 진출해있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중국 등 3개국에서 현지 법인을 운영 중이며 향후 동남아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생명은 지난 4월 인도네시아 노부은행 지분 40%를 매입했고, 미국 뉴욕을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는 증권사 벨로시티 인수에도 성공했다. 또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한화 AI 센터(HAC)’를 설립하기도 했다.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의 장남인 정경선 전무는 지난해 말 최고 지속가능 책임자(CSO)로 선임되며 경영 보폭을 넓혔다.
정경선 CSO는 1986년생으로 고려대 경영학과, 미국 컬럼비아대 대학원(경영학 석사)을 졸업한 후 2012년 소셜벤처를 지원하는 비영리법인 루트임팩트를 설립하고, 2014년 소셜임팩트 전문 투자 주식회사 HGI도 세웠다. 2021년에는 싱가포르에 임팩트·지속가능성·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를 테마로 하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실반캐피탈매니지먼트를 설립했다.
정 CSO는 대형 보험사로서 시장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장기적 비전을 수립하는 한편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선도적인 디지털·AI로의 전환, ESG경영 내재화, 고객 및 이해관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확대해 회사의 브랜드 가치와 위상을 제고할 계획이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