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과의 통합을 앞두고 마일리지 좌석 공급을 늘리는 등 마일리지 소진을 가속화하고 있다. 통합 전 제무재표에 부채로 인식되는 마일리지를 최대한 털어내고, 통합 후 마일리지로 인한 잡음을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 고객이 사용하지 않은 마일리지 이연수익은 9819억 원으로 집계됐다. 대한항공의 3분기 말 기준 마일리지 이연수익은 2조5542억 원에 달한다. 합산 이연수익은 3조5000억 원을 상회한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미사용 마일리지는 약 1조 원에 달한다. 아시아나항공이 통합을 앞두고 적극적으로 마일리지를 소진하려는 이유는 명확하다. 이연수익은 추후 마일리지 소진 시 인식되는 수익으로 재무제표상 항공사의 부채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최근 아시아나항공은 마일리지로 구매 가능한 항공권 좌석을 점차 늘리고 있다. 특히 국내선 노선을 중심으로 마일리지 좌석을 대폭 확대하며 고객들의 마일리지 소진을 적극 유도하는 모습이다. 국내선이 국제선 대비 비교적 수익성이 낮고, 좌석 공급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제주 해피 마일리지 위크' 프로모션을 통해 최대 2만4000석에 달하는 마일리지 항공권을 공급했다. 지난 1차와 2차 프로모션은 모두 평균 98% 수준의 높은 예약률을 기록했다. 전날에는 '제주 해피 마일리지 위크' 3차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3차 프로모션 항공편은 지난 2차 프로모션과 동일한 △김포→제주 3편 △제주→김포 3편으로, 매일 6편씩 총 84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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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나항공 A321NEO 항공기./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
비즈니스클래스를 포함한 해당 항공편의 모든 잔여석을 마일리지로 구매 가능하며 공급 잔여좌석은 약 9000석이다. 국내선 마일리지 항공권은 편도 기준 이코노미클래스 5000마일, 비즈니스클래스 6000마일이 공제되며 프로모션 대상 항공편은 유상 발권도 가능해 선호에 맞게 마일리지 항공권과 유상 항공권을 각각 발권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회원들의 마일리지 소진 기회를 확대하고자 마련한 지난 1, 2차 프로모션이 조기에 높은 예약률을 기록해 마일리지 사용니즈를 적극 반영한 3차 프로모션을 마련하게 됐다"면서 "새해에도 회원들께서 마일리지를 편리하게 사용하실 수 있도록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고객들 사이에서는 국내선 한정 마일리지 좌석 확대 방침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인기 노선이나 성수기 항공권은 마일리지 사용 가능 좌석이 제한적이어서 고객들의 마일리지 소진 기회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 아시아나항공은 이르면 내년 초 항공 동맹체 스타얼라이언스를 탈퇴할 전망이다. 동맹에서 탈퇴하게 되면 스타얼라이언스 소속 항공사와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는 공유할 수 없게 되기 때문에 사용처는 더욱 축소된다. 각종 제휴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OZ마일샵도 대부분 품절 상태로 실질적으로 소비자들이 마일리지를 소비할 방법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통합 과정에서 소비자들의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과감한 마일리지 활용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부채를 수용해야 하기 때문에 통합 전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를 더 빨리 소진하려는 것 같다"면서 "국내선 중심의 공급 확대만으로는 고객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어렵다. 국제선 항공권 공급 확대, 제휴 서비스 다변화 등 조금 더 과감한 대책으로 사용처를 넓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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