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조선 빅3 수주잔고 130조원…1년만에 11조원 늘어
내년에도 친환경 선박 수요 꾸준…경쟁우위 살려 수주
미국·인도와 협력 기회…상선 수주 확대 기대감 ↑
[미디어펜=박준모 기자]국내 조선업계가 올해 안정적인 수주를 기록하면서 3~4년 치 일감을 쌓았다. LNG 운반선과 친환경 선박은 물론 컨테이너선에서도 수주가 늘어나면서 올린 성과다. 

내년에도 조선업계는 꾸준하게 수주고를 올릴 전망이다. 온실가스 배출 규제로 인해 친환경 선박 수주가 예상되며, 미국과 함께 인도에서도 협력을 원하고 있어 대규모 일감을 확보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사진=HD현대중공업 제공


◆올해 수주 ‘기대 이상’…내년에도 친환경 선박서 수주 소식 기대

2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 빅3(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의 올해 3분기 말 수주잔고는 129조2352억 원(조선·해양 부문)에 달한다. 1년 전 117조3285억 원보다 11조9067억 원(10.1%) 증가한 수치다. 

국내 조선업체들이 강점을 갖고 있는 LNG 운반선과 친환경 선박 수주를 늘리면서 수주잔고가 증가했다. 또 해상운임 상승으로 인해 컨테이너선 발주도 늘어나면서 국내 조선업체들도 수혜를 입었다. 

이에 HD한국조선해양은 목표치를 훌쩍 뛰어넘는 수주 성과를 올렸다. 올해 들어 205억6000만 달러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치인 135억 달러의 152.2%를 달성했다. 수주 목표를 따로 발표하지 않는 한화오션은 올해 88억6000만 달러를 수주해 지난해 35억2000만 달러보다 53억4000만 달러(151.7%) 증가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73억 달러를 수주해 목표치인 97억 달러의 75%를 채웠다.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 계약을 앞두고 있어 목표 달성 가능성이 남아있는 상태다. 

이러한 수주 성과에 힘입어 조선 3사들은 3~4년치 일감을 확보한 상태인데 내년에도 수주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는 요인들이 즐비하다. 

먼저 친환경 선박에 대한 발주가 이어질 전망이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30년부터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8년 대비 최소 20% 감축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에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친환경 선박들에 대한 수요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내 조선업체들은 친환경 선박에 경쟁우위를 점하고 있다. 실제로 조선 3사들이 올해 전체 수주한 선박 중 친환경 선박 비중은 약 70에 달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조선 기술력을 높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친환경 선박에서는 국내 조선사들이 기술력에서 앞서고 있다”며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려면 지속적으로 친환경 선박 발주가 예상돼 국내 조선사들의 일감 확보도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미국에 이어 인도서도 ‘러브콜’…“새로운 기회 열릴 것”

미국과 인도에서도 국내 조선사들에게 협력하자며 손을 내밀었다. 이에 향후 수주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직접 국내 조선업계와의 협력을 원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한·미 정상통화에서 “한국의 선박 건조능력을 잘 알고 있다”며 “조선업에 대한 한국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내년 트럼프 2기가 출범하면 본격적인 협력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 의회에서도 조선업 강화를 위한 법안을 발의했는데 국내 조선업계에게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이 법안에는 국제 무역에 활용되는 미국의 선박이 현재 80척인데 이를 10년 내로 250척으로 확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외국에서 건조한 상선을 한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한다는 내용도 포함됨에 따라 국내 조선사들이 미국의 상선을 건조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인도도 국내 조선사와 협력하길 원하는 눈치다. 쉬리 티케이 라마찬드란 인도 항만해운수로부 차관 등 정부 관계자들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3일까지 국내 조선3사 사업장을 방문했다. 

이들은 국내 조선사들의 건조 능력을 직접 확인한 뒤 인도 현지 조선소 설립, 상선 발주, 기술 이전 등 협력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는 현재 1500척 수준의 선박을 운용하고 있는데 이를 2500대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인도 현지 조선소에서는 향후 건조하는 선박을 모두 수용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국내 조선사들도 수주 가능성이 점쳐진다. 

또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인도에서 직접 한국을 찾아왔다는 것은 그만큼 협력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볼 수 있다”며 “미국과 함께 인도에서도 협력의 기회가 찾아온다면 국내 조선업계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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