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올해 자동차 시장에서는 하이브리드차가 전체 판매량을 이끄는 주요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완성차 업체들은 경쟁적으로 하이브리드 신차를 출시, 라인업을 강화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넓혀나갈 방침이다. 자동차 시장의 대세로 떠오른 하이브리드차의 인기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27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하이브리드차는 총 35만2307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4.3% 증가한 수준이다. 이미 1~10월 누적 판매량이 지난해 연간 하이브리드차 등록 대수(30만9164대)를 넘어섰다.
올해 하이브리드차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고금리 여파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경제성과 친환경성이라는 강점을 무기로 내연기관차와 순수 전기차(EV)의 성장세를 압도했다.
국내 자동차 시장(수입차 포함)에서 하이브리드차 점유율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14년 전체의 2.5% 수준에 불과했던 하이브리드차는 2016년(4.0%)부터 점차 점유율이 늘어났다. 지난 2022년에는 14.6% 점유율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20.5%를 기록했다.
현대차·기아는 하이브리드차 판매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최근 현대차가 6년 만에 완전 변경 모델을 선보인 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 팰리세이드는 사전 계약 첫날에만 3만3567대가 계약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계약자의 70%가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아 카니발은 하이브리드 모델 인기에 힘입어 연간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다. 올해 1∼11월 카니발의 글로벌 판매량은 15만7336대에 달한다. 글로벌 판매와 별도로 내수 판매 역시 올해 역대 최다 판매량을 기록할 전망이다. 카니발은 올해 1∼11월 국내에서 총 7만5513대가 팔렸으며, 이 중 하이브리드 모델은 3만5843대에 달한다.
르노의 그랑 콜레오스는 9~11월 누적 판매 1만5912대를 달성했다. 이 중 E-테크 하이브리드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은 96.3%(1만5323대)로 나타났다. 르노코리아는 12월 한 달간 평일 잔업 및 주말 특근을 시행하며 그랑 콜레오스 E-Tech 하이브리드 차종을 추가 생산하고 있다. 내년 친환경차 세제 혜택 축소를 앞두고 연말 생산 및 영업 역량을 총동원해 수요를 충족시킬 계획이다.
수입차 시장에서도 하이브리드차 비중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1~11월 수입차 신규등록 누적대수는 23만9764대를 기록했다. 이 중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수입차 전체 판매량의 절반 수준인 11만9905대로 집계됐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를 포함한 판매량은 13만 대에 육박한다.
특히 토요타와 렉서스 등 일본 브랜드는 하이브리드 기술 강점을 앞세워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올해 가장 많이 팔린 수입 하이브리드차는 렉서스의 준대형 세단 ES300h(6469대)다. 2위는 렉서스의 중형 SUV NX350h(2925대), 3위는 토요타의 준중형 SUV 라브4(2264대)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전동화 전환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하이브리드차는 전기차와 내연기관차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하이브리드차의 인기 요인은 경제성과 실용성에 있다. 고유가 시대에 연비가 뛰어난 하이브리드는 실질적인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 충전 인프라의 제약 없이 기존 주유소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전기차보다 매력적인 요소다.
정부의 친환경차 보조금 정책이 전기차 위주로 형성되어 있지만 하이브리드차의 판매가 늘어나는 것은 소비자들이 실질적인 사용 편의성과 경제성을 중시하고 있음을 반영한다.
완성차 업체들은 하이브리드 신모델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며 시장 점유율을 넓혀나간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전기차를 제외한 제네시스 전 차종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도입한다. 기아는 △2026년 8개 차종 △2028년 9개 차종 등 주요 차종 대부분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운영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 소비자들은 사사용 편의성과 경제성에 큰 비중을 둔다. 전동화 전환의 과도기에서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하이브리드차의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완성차 업체들이 하이브리드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는 만큼 내년에도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이 성패를 가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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