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태경 기자] 재활용사업자가 보관할 수 있는 태양광 폐패널 양이 1일 처리용량의 30일분에서 180일분으로 확대됨에 따라 보관기간 내 처리가 어려웠던 문제가 해소될 전망이다.

환경부는 오는 28일부터 지속적인 자원순환 기술개발과 현장의 여건 변화를 반영한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이 시행된다고 27일 밝혔다.

환경부는 업계 부담을 줄이고 폐기물 순환 이용을 확대하기 위해 이번 개정안에서 폐기물 처리 기준 등을 합리적으로 개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먼저 재활용사업장 태양광 폐패널 보관기간이 1일 처리용량의 30일분에서 180일분으로 늘어난다. 이에 따라 대규모 태양광단지에서 성능 개선이나 자연재해 등으로 폐패널이 대량 발생할 경우 보관기간 내 처리가 어려웠던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그간 관리 주체가 불분명하고 경제적 활용 방법이 부족해 폐기물로 관리됐던 석탄 경석을 환경부 장관이 정하는 방법에 따라 관리할 경우 폐기물 규제에서 제외되는 근거를 명확히 했다.

또 전기자동차 폐배터리에서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등 유가성 자원을 회수하는 원료인 '블랙파우더'가 재활용 기준을 만족할 경우 폐기물이 아닌 원료제품으로 유통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 블랙파우더는 일반적으로 전기자동차 폐배터리를 분해, 파쇄·분쇄, 선별, 열처리 등 가공 과정을 거쳐 생산되는데, 그간 재활용이 종료되지 않은 중간가공 폐기물로 분류됐다.

하지만 이번 개정에 따라 재활용 기준을 만족하는 블랙파우더를 이용해 유용한 자원을 회수하는 제조업자는 폐기물 재활용업으로 등록하지 않아도 생산활동이 가능하게 된다.

아울러 석유·석유화학제품과 석유대체연료 원료물질로 쓰이는 폐식용유 등에 대해 재활용 기준을 마련했다. 해당 기준을 만족하는 원료를 이용하는 경우 정유사나 석유화학업체가 폐기물 재활용업 허가없이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폐식용유는 바이오디젤과 정제연료유 등 연료 제품으로 재활용되고 있다. 최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탄소배출 저감 목적의 지속가능한항공유 등 석유와 재생합성수지제품 등 석유화학제품에 재생원료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정유사 및 석유화학업들이 해당 산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환경부는 폐기물 재활용 유형 확대에 따라 업계의 안정적인 원료 수급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현장 여건 및 유사 환경 법률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폐기물 처리업자에 대한 과도한 행정처분 기준도 합리화했다. 예컨대 ▲보관장소 또는 보관기간 규정을 어겼으나 시설 외부로 폐기물 유출이 없는 경우 ▲폐기물 수집·운반 시 혼입이 발생하거나 수집·운반증을 부착하지 않은 경우 ▲고장 등으로 불가피하게 영상정보장치 상시 촬영 및 보관 기준을 준수하지 못한 경우 등은 위반사항 경중과 장비 관리상 불가피성을 고려해 1차 위반에 한해 현행 영업정지 1개월에서 경고로 행정처분을 합리화했다.

이와 함께 생활폐기물 중 지자체가 처리 의무를 지는 일반(종량제봉투) 및 음식물류 폐기물을 타 지역 공공처리시설로 반출해 처리하는 경우 반입협력금을 부과·징수할 수 있게 됐다. 반입협력금은 생활폐기물을 반출·반입하는 지자체 상호 간 부과·징수되는 것으로, 일반 사업자·개인에게 부과되지 않는다.

환경부는 이번 개정에서 반입협력금을 폐기물처리시설 주변지역 주민 지원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사용 용도를 추가했다. 반입협력금은 환경부가 고시한 상한액 범위 내에서 지자체 조례로 정할 수 있다. 

김고응 자원순환국장은 "이번 개정은 현장 및 기술 여건을 반영해 폐자원 재활용을 통한 순환이용을 촉진하기 위해 자원순환분야 제도 개선을 추진했다"며 "앞으로도 현장과 소통하며 자원순환분야 개선 과제 발굴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