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진현우 기자]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탄핵소추안이 지난 27일 가결된 이후 연말 정국의 향방은 더욱 수렁으로 빠지는 모습이다.
특히 의결 정족수 논란, 탄핵소추 사유의 적절성 논란 등이 이어지며 여야 갈등의 골은 긴 시간 동안 좁혀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는 전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재석 의원 192명의 전원 찬성으로 한 총리 탄핵소추안을 가결 처리했다.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것은 우리 헌정사에서 최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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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12월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탄핵소추안 표결이 이뤄지자 항의를 이어가던 중 본회의장에서 퇴장하고 있다.(자료사진)/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이어 전날 오후 5시19분부터 한 총리의 직무는 정지됐고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통령 권한대행 직무를 넘겨받았다.
민주당은 한 총리가 지난 26일 대국민담화에서 국회 몫 헌법재판관 3인 임명을 보류하겠다고 밝히자 곧장 탄핵소추안 카드를 꺼내들었다.
민주당은 한 총리 탄핵의 당위성을 강조하며 최 권한대행이 헌정 질서와 민생 경제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표는 전날 오전 대국민 성명에서 "내란 수괴 윤석열과 내란 잔당이 대한민국의 가장 큰 위협이고 내란 세력의 신속한 발본색원만이 대한민국 정상화의 유일한 길"이라며 "내란 진압이 국정 안정이고 경제위기 극복의 길"이라고 말했다.
반면, 여당은 윤석열 대통령에 이어 한 총리마저 탄핵되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여당은 전날 우원식 국회의장이 표결 직전 탄핵 정족수를 대통령 탄핵소추 요건인 '200석'(재적의원 3분의 2)이 아닌 국무위원 탄핵소추 요건 '151석'(재적의원 과반)으로 해석하자 의장석으로 달려나와 우 의장에게 거세게 항의했다.
권성동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전날 본회의 직후 열린 규탄대회에서 "(민주당은) 국정 안정을 짓밟고 국정 테러를 선택했다"며 "위헌·위법적 권한대행 탄핵은 대한민국 외교·안보와 민생경제에 심대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당장 한 총리 탄핵소추안 통과에 대한 법적 대응에 착수했다. 국민의힘은 자당 소속 의원 108명의 명의로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 및 효력정지 가처분을 제기했다.
주진우 당 법률자문위원장은 "한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의 지위를 겸하고 있음에도 피청구인이 탄핵소추안에 대해 대통령에 준하는 가중 탄핵 정족수를 적용하지 않은 것은 중대한 위헌적 해석"이라고 법적 대응 이유를 설명했다.
한 총리 탄핵소추안 통과를 계기로 정국은 급격하게 얼어붙고 있다. 국회의장, 한 총리 등이 참여해 당초 지난 26일 출범에정이었던 '여야정협의체'(민주당 주장 명칭 국정안정협의체)는 기약 없는 대기 상태에 놓이게 됐다.
한 총리 탄핵의 불쏘시개 역할을 했던 국회 몫 헌법재판관 3인 임명을 둘러싼 갈등도 향후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최상목 권한대행은 권한대행 직무를 수행하기 전이었던 전날 오전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언론사 경제부장 오찬간담회에 참석해 "'권한대행의 권한대행'의 역할은 매우 제한적이라는 것이 많은 분들의 말씀이고, 현재 생각하고 있는 것은 그 정도"라고 발언했다. 사실상 한 총리와 마찬가지로 헌법재판관 임명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으로 읽힌다.
이와 관련해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브리핑을 갖고 "헌법재판소도, 대법원도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국회가 추천하는 헌법재판관에 대한 임명의 권한이 있다고 밝혔다"며 "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에 대한 임명을 거부하는 것은 12월3일 밤 자신이 그토록 만류했던 비상계엄 내란 사태를 연장하고 헌법재판소의 심판을 지연시키는 일임을 명심하라"고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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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12월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탄핵소추안 표결이 이뤄지자 항의를 이어가고 있다.(자료사진)/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반면, 국민의힘 측은 일부 당내 이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임명권은 없다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어서 헌법재판관 임명을 둘러싼 여야 대치는 당분간 계속 될 전망이다.
행정부의 경제 수장이 사실상 국가원수급 사무까지 맡아야 하는 만큼 행정부 마비도 불가피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사실 최 권한대행이 대통령, 국무총리, 기획재정부 장관 등의 다양한 직책을 소화해야 하는 만큼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어떻게 보면 기적이라 말할 수 있다"며 "사실상 현 상황은 행정부가 마비됐다라고 보는 것이 맞다. 민주당이 현명한 선택을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비판했다.
[미디어펜=진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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