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재훈 기자]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티드)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글로벌 수요량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도 비만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삭센다와 같은 별도의 치료제도 수요가 덩달아 커지면서 국내 제약업계에서도 시장 진입을 위한 신약 R&D(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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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보노디스크, 비만치료제 위고비./사진=Flickr |
3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비만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지난 10월 국내에 상륙한 위고비의 수요가 커지고 있다.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는 일주일에 주사 1회로 체중을 감량할 수 있어 기존의 치료제 대비 효능과 편의성 면에서 개선된 치료제라는 평가를 받았다.
위고비는 국내 출시부터 앞서 화제성과 효능에 대한 해외 사례를 통해 관심이 높았던 치료제다. 때문에 10월 출시 당시에는 오남용 우려가 사회적 문제로 불거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국내 시장에서도 높은 기대수요가 있었다는 것을 방증하는 부분이었다.
이에 국내 제약업계에서도 수요 선점을 위해 R&D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다수의 제약사들은 수요를 잡을 경우 수요가 높은 만큼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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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약품 H.O.P 프로젝트./사진=한미약품 |
국내에서 비만치료제의 개발 선두에 있다고 평가받는 곳은 한미약품이다. 한미약품은 독자 기술로 GLP-1 비만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한미약품의 에페글라나타이드는 출시 일정을 앞당겨 2026년 하반기에 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한미약품은 에페글라나타이드는 국내 연간 매출 1000억 원 이상의 블록버스터 품목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중장기 전략을 밝혔다.
한미약품의 독자 플랫폼인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에페글라나타이드는 체내에서 약물이 서서히 방출되는 방식으로 위장관계 등의 부작용을 크게 저하시킨다. 해외에서 판매되고 있는 GLP-1 계열 치료제들의 경우 위장에서 이상 반응을 보이는 부작용 사례가 많다. 하지만 해당 기술을 사용해 에페글라나타이드는 기존 치료제들과 차별점을 가진다는 것이 특징이다.
한미약품은 H.O.P 프로젝트를 통해 비만 치료 전주기적 영역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맞춤형 치료제’를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김나영 한미약품 신약개발본부 전무는 "현재의 H.O.P 프로젝트의 에페글라나타이드는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어 비만 신약 개발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어 2026년에는 출시가 가능해보인다"며 "에페글라나타이드는 내년 당뇨 임상도 함께 진행해 파이프라인을 강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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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왼쪽부터)임덕수 티온랩 테라퓨틱스 대표, 박성수 대웅제약 대표, 정환규 다림양행 대표, 이원석 대한뉴팜 대표가 비만 치료제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대웅제약 |
대웅제약도 티온랩 테라퓨틱스, 대한뉴팜, 다림바이오텍 등과 함께 비만 치료 4주 지속형 주사제 공동개발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개발 중인 치료제는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을 기반으로 하며 기존 치료제 대비 효과적인 약물 방출과 지속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대웅제약은 티온랩 테라퓨틱스의 장기 지속형 약물 전달 플랫폼 기술인 마이크로스피어를 접목해 기존 주 1회 투여하던 비만 치료제의 투여 주기를 월 1회로 연장한다고 설명했다. 이를통해 편의성을 높이고 치료 부담을 줄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마이크로스피어 기술은 초기 급격한 방출 없이 약물이 서서히 방출돼 약효를 지속하는 것이 특징이다.
바이오기업 프로젠은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 PG-102의 국내 임상 2상 환자 투약을 시작으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PG-102는 격주 1회에서 월 1회까지 투여해 편의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프로젠은 임상 2상 유효성 결과를 내년 상반기에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내년 글로벌 임상 2상과 국내 임상 3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통계에 따르면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은 지난해 27조3000억 원에서 연 평균 14.4%씩 성장해 오는 2028년에는 53조6400억 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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