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전세 모두 하락세…서울·수도권 상승도 '끝물'
美연준 금리인하 조절·탄핵정국 장기화 등 대외 변수 한 가득
입주·공급 격감, 시세 방어 가능성…"7월 DSR3단계 후 흐름 윤곽"
[미디어펜=조성준 기자]올해 부동산 시장은 각종 변수로 인한 불확실성 증가로 장기 침체 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3년 하반기부터 본격화한 부동산 시장 침체가 올해에도 심화된다면 앞으로 더 오랜 시간 침체 국면을 맞을 수 있다. 다만 공급물량 감소로 낙폭이 예상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서울의 아파트 모습./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국 아파트 가격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넷째 주 전국 아파트 가격은 전주보다 0.03% 하락하며 6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서울만 보면 12월 셋째 주와 마찬가지로 0.01% 올랐지만 강남권이 가격 상승을 주도한 반면 나머지 구들은 대체로 보합 내지 하락세를 보이며 상승폭을 축소했다.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수 주 내에 서울도 하락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경기도는 0.02% 떨어지며 지난 5월 셋째 주(-0.01%) 이후 7개월 만에 하락전환했다.

실수요 지표인 전세가도 마찬가지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는 2주 연속 보합세를 보였고, 경기도 아파트 전세가는 보합 전환했다. 특히 경기도 아파트 전세가가 상승세를 멈춘 것은 지난 2023년 6월 둘째 주 이후 처음이다.

전국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 조짐을 보이는 것은 올해 부동산 시장 예측에 중요한 단서로 작용한다. 지난해 심화된 수도권과 지방 부동산 양극화가 여러 부정적 작용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인 시세 하락을 의미하지 않는 현상을 대변했지만 올해는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도 하락세를 겪을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 가능하다.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도 하락세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9월 본격화한 DSR규제는 오는 7월부터 3단계 시행이 예정돼 있다.  제1금융권과 제2금융권이 영향을 받는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가 시행되면 가계대출 한도가 줄고 대부분의 금융권 대출이 규제를 받게 된다.

미국의 트럼프 2기 정부의 대외 정책 불확실성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이 올해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것을 시사한 점 등 대외 여건도 부동산 시장에 침체 요인이 될 수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정책은 상대의 허를 찌르는 변칙성을 지니고 있어 우리나라 경제에도 나비효과를 일으킬 것"이라며 "불확실성이 증폭된 경제 상황에선 통상 부동산 투자를 꺼리게 된다"고 말했다.

단계적 기준금리 인하를 계획했던 연준도 트럼프 차기 대통령에 맞춰 그 폭을 제한적으로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기존 예상보다 높은 금리 기조가 유지될 수 있고, 이는 결국 주택담보대출 이자 부담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탄핵 정국 장기화도 부동산 시장 하방압력을 더하고 있다. 불확실성이 극대화되고 어수선해진 정치 상황이 이어지면서 선뜻 주택 매수에 나서기 어려운 여건이 형성된 것이다.

한 전문가는 "탄핵 정국이 조기 종식되면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주기는 어렵지만 장기화되면 불안감을 자극해 투자자들의 지갑을 닫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올해 입주와 분양 등 공급물량이 모두 30% 내외로 격감해 부동산 낙폭이 예상만큼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분양 물량은 2000년 이후 최저치로 지난해(22만2173가구)보다 34% 줄어든 수준이다. 글로벌 금융 위기 여파로 분양 물량이 급감했던 2010년(17만2670가구)보다도 2만6000가구 적다. 2016년 이후 연평균 물량(26만8000여 가구)과 비교해도 10만 가구 이상 적다.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도 지난해보다 10만 가구 줄어든다. 전국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총 26만 3330가구로 2024년 36만 4058가구 대비 10만 가구 이상의 큰 물량 감소가 예상된다. 전년 대비 28% 줄어든 수준으로 2014년(27만 4943가구) 이후 11년 만에 가장 적은 물량이다.

부동산 공급이 줄어들면 기존 아파트 가격은 방어된다. 민간 공동주택 희소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건설사들이 치솟은 공사비 탓에 올해에도 신규 수주를 최소화하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여 아파트 공급 절벽은 올해 내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올해 아파트 가격을 형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대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된 혼조세가 예상된다"며 "하반기가 시작되는 7월 DSR 3단계가 시작되므로 전체적인 흐름이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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