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1000조원 시장 성장 전망" 각사 조직개편 나서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작년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 시행 이후 불붙은 증권사들의 퇴직연금 유치 경쟁이 올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조직개편을 마친 각 증권사들은 '400조원대' 퇴직연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 작년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 시행 이후 불붙은 증권사들의 퇴직연금 유치 경쟁이 올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관측된다./사진=김상문 기자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일선 증권사들이 올 한 해 퇴직연금 시장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관측된다. 작년 3분기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400조원을 넘긴 상태로, 향후 10년 내 900조~10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소위 ‘빅 마켓’이다. 

특히나 작년 10월 31일부로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가 도입되면서 판이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다수 고객들이 은행보다 증권사 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머니무브’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23년 기준 증권사들의 평균 퇴직연금 수익률은 7.11%로 은행권 4.87%를 크게 상회했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 최근 자료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기준 퇴직연금 적립액은 은행권이 약 210조원으로 가장 크고, 증권사는 약 96조원으로 2위다. 단, 은행권은 1년 사이 약 5.8% 성장한 반면 증권사는 같은 기간 10%가 넘는 성장세를 이뤘다. 

머니무브 정황은 대형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이미 관측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 2개사에 이전된 퇴직연금 규모는 지난 45여일간 4500억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가운데 은행에서 넘어온 자금이 60~65% 수준으로 절반을 넘는다. 또한 증권사 간 고객 이전 비율도 약 35~40%를 차지해 증권사간 머니무브 전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을 예고하고 있다.

적립금 기준 1위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은 이미 조직개편에 착수했다. 기존 연금 1·2부문을 4개 파트(연금 혁신 부문, 연금 RM1 부문, 연금 RM2부문, 연금 RM3 부문)로 확대 개편한 것. 자사 계열사 효과로 적립금 2위를 차지하고 있는 현대차증권도 리테일본부 아래 연금 사업실을 신설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기존 퇴직연금본부를 퇴직연금 1·2본부와 퇴직연금 운영 본부로 확대하고 연금영업부도 5개에서 8개로 확충했다. KB증권 또한 연금자산관리센터를 신설해 연금 영업 기능과 비대면 연금 자산관리 대응 강화에 나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들은 은행에 비해 오프라인 점포 등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만큼 수익률에 사활을 걸어 퇴직연금 시장에서 승리하겠다는 전략”이라고 정리하면서 “국내 증시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진 시점이라 당분간 퇴직연금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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