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특수선 부문 수주 목표 15억6700만달러 제시
KDDX 사업과 미국 함정 MRO로 통해 목표 달성 기대
글로벌 수주 확대 위한 전략도 마련…“지사 세우고 수출용 개발”
[미디어펜=박준모 기자]HD현대중공업이 올해 특수선 수주 목표를 지난해보다 높였다. 국내에서는 한국형 차세대 구축함인 KDDX 사업을 수주하고, 해외에서는 미국 함정 MRO(유지·보수·운영) 수주를 통해 목표를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HD현대 조선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도 특수선을 비롯해 상선 수주 목표를 높이면서 예년보다 높은 목표를 설정했다.

   
▲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차세대 호위함 선도함 '충남함'./사진=HD현대중공업 제공


◆지난해 특수선 수주 전년 대비 급증…올해 목표도↑

6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특수선 부문에서 6억6200만 달러의 수주를 올린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 2022년 수주액 1억3800만 달러보다 379.7% 증가했다. 

지난해 페루 함정사업에서 3400톤급 호위함 1척, 2200톤급 원해경비함 1척, 1400톤급 상륙함 2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하면서 전년 대비 수주 실적이 급증했다.

그러나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특수선 부문 수주 목표를 9억8800만 달러로 제시했으나 67%를 채우는 데 그쳤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목표 달성 실패에도 불구하고 올해 재차 수주 목표를 높였다. 올해 특수선 부문 수주 목표는 15억6700만 달러다. 지난해 목표보다는 58.6%, 수주 실적보다는 136.7% 각각 늘어난 수치다. 

먼저 국내에서는 KDDX 사업 수주를 따내겠다는 목표다. KDDX 사업은 ‘한국형 미니 이지스함’으로 불리는 7100톤급 구축함 6척을 도입하는 사업이다. 사업 규모만 약 7조 원에 달하는데 올해는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업체가 결정된다. HD현대중공업은 이 사업에서 한화오션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해외에서는 미국 함정 MRO 사업에 나선다. 지난해 국내 최초로 미국 해군과 함정정비협약(MSRA)을 체결하면서 이미 자격을 획득한 상태다. 지난해에는 선박 건조 일정이 빡빡해 수주에 나서지 못했지만 올해는 여유가 생긴 만큼 첫 수주에 도전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직접 MRO에 대한 협력을 요청한 만큼 올해는 발주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상균·노진율 HD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특수선 부문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두 사장은 “특수선 사업에서는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며 “올해는 미국, 캐나다, 폴란드 등 해외 시장을 적극 개척하고, MRO 분야에서도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야겠다”고 전했다. 


◆현지 영업 강화·수출형 모델로 시장 공략 박차

특수선 부문 확대를 위한 전략도 마련했다. 

MRO 사업 수주 확대를 위해서는 필리핀에 엔지니어링 오피스를 설립했다. 이곳을 통해 현지 수요에 맞는 함정 기술 제공을 통해 수주를 늘리고, 인도된 함정의 MRO 등을 제공한다. 국내 조선소가 건조 일정이 빡빡할 경우 필리핀을 MRO 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가능하다. 

중동에는 지사 설립을 완료했다. 중동에서 함정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 맞춰 영업활동을 강화하고 수주를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또 수출용 잠수함 개발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2000톤급 잠수함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HD현대중공업은 2300톤급 수출용 잠수함을 개발하고, 해외 시장에 제안하고 있다. 특히 잠수함 발주에 나서는 캐나다, 폴란드, 필리핀 등에서 수주를 노리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도 특수선 부문의 성장과 상선 수주 기대감을 반영해 올해 수주 목표를 180억5000만 달러로 잡았다. 이는 지난해 목표 135억 달러보다 33.7% 늘어난 것으로, 조선업계 수주가 늘어난 2021년 이후 가장 높은 목표치를 제시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올해 특수선 수주 목표를 높인 것은 사업을 지속적으로 키워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그동안 HD현대는 보수적으로 수주 목표를 설정해왔는데 올해는 평년보다 높은 목표를 제시하면서 기대감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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