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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근수 IBK기업은행 중계동 WM센터 PB팀장./사진=IBK기업은행 제공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2022년 3월 물가상승 억제를 위해 0.25%였던 기준금리를 5.50%까지 인상한 후 지난해 9월부터 점진적으로 인하해 현 4.5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행 역시 높은 물가상승률, 한미금리차 확대에 따른 환율불안정 우려 등을 고려해 2022년 1월 1.25%였던 기준금리를 3.50%까지 인상했다가 최근 두 차례 인하했다. 현재 기준금리는 3.00%다.
기준금리는 각국 중앙은행이 각종 금리들의 수준이나 방향에 영향을 줄 의도로 설정하는 정책금리다. 이 수준 변화에 따라 실물경기와 물가상승률이 변한다.
고금리 기조가 물가상승률을 둔화시키기 위한 조치였지만 미국이나 한국의 물가상승률이 점진적으로 둔화하는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최근 금리 인하를 단행했던 것이다. 최근 미 트럼프 정부 정책의 불확실성, 여전히 견고한 미국의 경제상황 등으로 인해 당분간 금리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도 있어 보이나 향후 금리의 점진적인 하락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다.
금리인하기에 빛을 발할 수 있는 대표적인 투자자산은 채권이다
채권에 투자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수익은 채권을 매입해 보유하다 만기가 도래하기 전에 매도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자본차익(채권매도금액-채권매입금액)과 이자가 있다.
우리가 흔히 "금리 하락기에는 채권투자가 괜찮다"라고 이야기할 때는 자본차익을 염두에 두고 하는 말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채권의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인다. 예를 들어, 10% 이자를 지급하는 채권이 있는데 시장금리가 하락해 5% 이자를 지급하는 채권이 나타나면 투자자들은 10% 채권을 5% 채권보다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10% 채권은 인기가 많아져 가격이 상승한다. 이렇게 금리가 내리면 채권의 가격이 상승해 자본차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그렇다면 금리는 하락할 가능성이 높기에 아무 채권이나 투자해도 된다는 것인가?
당연히 아니다. 우선 채권은 본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 발행된 증권이므로, 채권을 투자한 입장에서는 채권 발행주체가 꾸준히 이자를 지급하고, 만기에 원금을 상환할 수 있는 지가 중요하다. 즉 채권발행자에 대한 신용리스크를 고려해야 한다. 신용평가회사들이 발행자의 재무상태를 점검해 채권의 신용등급을 산정하고 있어 투자 시 참고할 수 있다. 본인의 투자성향을 고려한 채권의 선별이 필요하다.
또 '금리 하락시 채권에 투자하면 무조건 수익을 본다'는 막연한 기대도 지양해야 한다. 왜냐하면 정책금리의 추세적인 방향이 '인하'라고 해서 시장금리가 굴곡 없이 하향곡선을 그리지는 않기 때문이다. 금리는 경제 상황의 거울이다. 기준금리는 중앙은행이 결정하지만 시장금리는 경제 주체들의 경제 상황에 대한 관점이나 예상이 반영돼 형성된다. 따라서 지금과 같이 금리인하 시기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되더라도 시장금리는 경제 상황에 따라 상승하는 구간이 있을 수 있다. 즉, 채권 투자 시 손실에 대한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하겠다.
방금 채권과 관련해 신용위험과 금리변동 가능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경제 상황에 따라 채권의 신용등급이 변동하고 경제주체들의 전망이 바뀔 수 있는 등 경제 상황이 채권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채권투자 시 경제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이다.
현 상황에 맞는 채권투자 전략은
현재 전세계 경제에서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는 미국의 상황을 보면, 연준이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중요하게 고려하는 고용시장과 물가상승률이 냉각되고 둔화되고 있지만 추세적인 흐름일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여기에 트럼프 정부의 정책 방향과 그 영향에 대한 불확실성마저 더해져 금리의 변동성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채권 투자 시 금리 인하에 대한 무리한 베팅이 손실을 키울 수 있음을 유의해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겠다. 특히 채권은 만기가 길수록 금리변화에 따른 채권가격의 변동 폭이 커진다는 특징이 있다. 만기가 긴 채권일수록 '이자'라는 수익이 발생하는 기간이 길어지고, 이는 금리의 변화에 따라 영향을 받게 될 현금흐름이 많아지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채권의 특성을 이해하면 '바벨 투자전략'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는 바벨의 모양처럼 중간은 고려하지 않고 단기 채권과 장기 채권을 동시에 매입하는 전략이다. 금리변화에 따른 가격폭이 작은 단기채에 투자함으로써 고금리에 따른 이자수익을 얻고 향후 금리 인하 시 금리변화에 따른 가격 폭이 큰 장기채로부터 자본차익을 노린다.
만약 금리 인하의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지 않다면 장기채의 자본차익이 기대보다 작을 수 있겠지만 단기채의 이자수익이 그러한 아쉬움을 보완한다. 또 금리인하의 속도가 생각보다 빨라진다면 장기채의 자본차익이 단기채의 낮아진 이자수익을 메워준다. 이 경우에는 점진적으로 단기채 비중은 줄이고 장기채 비중은 높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금리의 변동성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현 경제상황과 채권투자를 제대로 이해한다면 기회로 삼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글=김근수 IBK기업은행 중계동 WM센터 PB팀장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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