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외환유치' 의혹도 수사대상에 포함시켜
김병주, 계엄 전 무인기 침투 의혹 추가 제기
與 내부 "현 수사 범위, 사실상 여당 말살시켜"
[미디어펜=진현우 기자]제3자인 대법원장의 특별검사 후보 추천권과 야당의 후보 비토권을 삭제한 두 번째 '내란 특검법'이 9일 발의됐다. 야당은 전날 재표결에서 2표가 모자라 폐기된 첫 번째 내란 특검법을 수정해 특검 후보를 대법원장이 하도록 하되 윤석열 대통령의 혐의에 외환죄를 포함시켰다. 민주당이 하루만에 발 빠르게 특검법을 수정해 재발의한 것은 다음 표결에선 국민의힘의 이탈표를 극대화해 내란 특검법을 반드시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이처럼 민주당은 여당이 주장하는 '독소 조항'은 모두 제거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여당 내부에서는 과도한 수사 범위를 좁히지 않으면 수정안도 받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만큼 대치 상황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야권 6개 정당은 이날 오전 국회 의안과를 방문해 '윤석열 정부의 내란·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법안명처럼 이번 내란 특검법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비상계엄을 주도했던 세력이 비상계엄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북한의 군사공격을 유도했다는 '외환유치' 의혹이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 야6당 의원들이 1월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서 내란 특검법을 제출하고 있다. 왼쪽부터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 전종덕 진보당 의원,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2025.1.9./사진=연합뉴스
이들은 제안설명에 "평양에 무인기를 침투시켜 전단을 살포하며 북한의 오물풍선 원점을 타격해 북방한계선(NLL)에서 북한의 공격을 유도하는 등 북한과의 무력충돌을 유도하여 대한민국의 대외적 존립과 안전을 위태롭게 할 목적으로 전쟁을 유발하려고 했다"고 적었다.

실제 이날 열린 운영위 전체회의에서 야당은 군이 계엄을 앞둔 지난해 10월 평양에 무인기를 침투시켰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육군 드론작전사령부 예하 부대에서 지난해 10월10일 저녁 야간 비행을 실시했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앞서 북한은 같은 날 심야 시간에 평양 상공에서 무인기가 발견됐다고 다음날(지난해 10월11일) 발표했는데 무인기의 속도와 거리를 고려해 했을 때 해당 날짜에 드론사가 띄운 무인기가 평양 상공을 비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재발의된 내란 특검법은 제3자 추천 방식을 도입해 대법원장이 특별검사 후보 2명을 추천하도록 하고 대통령이 추천 후보 중 한 사람을 임명하도록 했다. 수사기간은 70일로 정하되 필요한 경우 30일 추가 연장할 수 있도록 하고 대통령의 승인 하에 추가로 30일을 부여할 수 있도록 했다. 

김용민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특검법 제출 후 기자들과 만나 "내란을 신속하게 진압해야 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은 없애고 신속하게 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하는 마음에서 (법안을) 수정했다"며 "정부는 더 이상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하지 말고 신속하게 공포해 내란을 하루빨리 수습할 수 있게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권은 오는 13일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수정된 내란 특검법을 의결시킨 후 14일 또는 16일 중 본회의를 열어 통과시키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수사 범위의 축소가 있지 않으면 사실상 야당의 수정안도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수정 특검법은 수사대상을 '윤석열 정부의 내란행위와 전쟁을 유발하려고 한 행위의 사건 및 위 사건들과 관련하여 수사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사실상 전날 폐기된 첫 번째 내란 특검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

   
▲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월 9일 당 비상대책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4.1.9./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국민의힘 측은 야권이 설정한 수사 대상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사실상 국민의힘 소속 모든 의원 및 정부 관계자가 수사 대상에 오를 수밖에 없어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수사 범위를 줄이지 않으면 야당 수정안이라도 받아줄 이유가 없다"며 "지금 수사 범위로는 사실상 국민의힘을 말살하기 위한 특검법과 다름 없다"고 말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회의에 참석해 "헌법의 틀 안에서 '쌍특검법(내란 특검법·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한 실효성 있는 입법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용민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여당과) 얼마든지 폭넓게 논의가 가능하다"면서도 "시간을 끄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고 응할 수 없다. 다음 주에 잡히는 본회의에서 반드시 (내란 특검법을) 처리할 계획"이라고 맞섰다.
[미디어펜=진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