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재훈 기자]국내 대표 배터리기업 LG에너지솔루션이 전방산업인 글로벌 전기차 부진으로 인해 3년 만에 첫 분기적자를 기록했다. 2024년 실적에서도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은 긴축경영에 돌입했다. 올해는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타개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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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에너지솔루션 미국 미시간 배터리공장 전경./사진=LG에너지솔루션 |
10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4분기 매출 6조4512억 원, 영업손실 2255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로 매출은 19.4% 감소한 수치로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한 수치다.
이번 실적은 IRA(인플레이션 방지법)에 따른 첨단 세액공제액(AMPC) 3773억 원이 포함됐음에도 적자전환됐다. 세액공제액을 제외한 영업손실은 6028억 원이다. 연간 매출은 25조6196억 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5754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은 24.1% 감소, 영업이익은 73.4% 감소한 수치다.
이번 실적악화는 최대 고객사인 완성차 업계의 전기차 시장이 침체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북미 고객사들의 물량이 감소하면서 고수익성 제품 판매가 줄어들자 공장 가동등에 따른 고정비 부담이 커진 것이다. 이와 함께 연말 일부 불용 재고 처리 등의 일회성 비용도 반영된 점도 영향을 미쳤으며 원자재값과 비슷한 메탈가 하락도 원인으로 거론된다.
IRA에 따른 세액공제가 전년 대비 2배 이상 확대됐음에도 전기차 판매 영향이 더욱 커 적자를 면치못한것이다. 이같은 영향은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며 트럼프 정부의 출범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더욱 커져 실적방어를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선제적인 위기경영체제 돌입하면서 올해 성장률도 보수적으로 책정한 바 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 또한 업계의 회복시점을 2026년으로 바라보면서 올해는 R&D(연구개발), 원가경쟁력 강화, 제품·품질 경쟁 우위 확보 등을 중점 과제로 꼽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를 위해 ESS(에너지저장장치)를 비롯한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LFP(리튬인산철)배터리 등을 선보이면서 포트폴리오 강화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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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사진=LG에너지솔루션 |
올해도 투자는 지속적으로 이어간다는 방침이지만 필수불가결한 사업에 한해 면밀한 투자를 이어간다고 밝힌 만큼 수익성에 집중할 것으로도 보인다. 글로벌 생산 시설 인프라의 효율성을 강화하고 호환성을 높여 자산 효율화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제너럴모터스)외에도 혼다, 스텔란티스등의 브랜드들과 북미 지역에서 JV를 진행하고 있다. 경영 환경의 불안정성이 크지만 가동이 임박한 공장들에 대해서는 순조로운 램프업(생산 능력 증가)를 위해 준비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더해 올해는 각국의 변화할 에너지 정책에 대한 대응도 속도를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캐즘과는 별개로 미국과 유럽의 에너지 정책이 변화하면서 수요 변화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북미지역과 마찬가지로 유럽도 주요 수익이 발생하는 권역으로 상황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유럽연합(EU)은 올해부터 시행 예정이던 자동차 탄소배출 규제를 완화하려는 움직임도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유럽 전기차 시장은 주요국의 보조금 정책 폐지 등으로 인해 성장률이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조현열 삼성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의)판매량 성장세의 경우 전 분기 둔화했을 뿐 아니라 기존 예상 대비 하회했으며 예상보다 판매가 부진했던 곳은 북미가 아닌 유럽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조 연구원은 "ESS의 영업적자도 134억 원으로 예상보다 부진했던 판매량으로 인한 것으로 보이며, IRA에 따른 AMPC는 3773억 원으로 추정치를 7% 상회했다"며 "GM의 재고 조정 과정에서 전 분기 대비 판매량은 둔화했으나 기존 예상보단 고객사 재고 조정 규모가 줄어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김동명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근본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탓이 크다"며 "현재의 위기는 일시적이며 더 큰 도약과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반등의지를 보였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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