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재훈 기자]지난해 지구온난화로 인해 세계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평균 1.6도 높아져 기후 관측 이래 가장 더운 한해로 기록됐다.
10일(현지시간) 세계기상기구(WMO)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지구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1.55도 가량 상승한 것으로 관측됐다. WMO는 유럽 중기예보센터(ECMWF)와 미 항공우주국(NASA), 국립해양대기청(NOAA) 등 세계 6개 기상 관측기구로부터 받은 관측 자료를 토대로 해당 상승치를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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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변화의 인위적 요인으로 화석 연료 연소와 온실가스 배출 등으로 인한 지구온난화가 꼽힌다./사진=미디어펜 |
각 기구별 상승치는 조금씩 차이가 있었다. ECMWF 산하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연구소(C3S)는 1.6도 상승을 제시했으며 영국 기상청은 1.53도 상승이라고 제시했다.
6개 기구의 자료를 종합한 이번 기온 상승치는 지난 2015년 세계 각국이 파리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1)에서 기후 재앙을 막기 위해 설정한 한계선을 처음으로 넘었다는 것을 뜻한다.
앞서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국제사회는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을 2도 밑으로 유지하고 1.5도 이하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WMO는 지난해 평균기온 상승 폭이 1.5도를 넘은 것이 일시적 현상이라고 보고 있다.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세운 목표는 장기적 추세를 고려한 것으로 지난해 상승치만으로 목표가 깨졌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2023년 시작된 엘리뇨 현상이 지난해 기온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엘리뇨는 적도 부근 동태형양 해수면 온도가 비상적으로 올라가는 현상이다. 북위 5도~남위 5도, 서경 170~120도인 '엘니뇨·라니냐 감시구역' 해수면 온도가 3개월 이동평균으로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은 현상이 5개월 이상 지속되면 엘니뇨가 발생했다고 본다.
과학자들은 산업화 전 대비 1.5도가 넘는 기온 상승이 지속될 경우 지구 생태계 회복이 불가능한 사태가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요한 록스트롬 독일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 연구원은 "1.5도 한계선 도달은 강력한 경고음" 이라면서 "1.5도가 넘은 세계를 처음 경험했는데 세계인들과 글로벌 경제에 전례가 없는 고통과 비용을 초래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기온 상승으로 인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순례자 1300여 명이 숨졌으며, 아시아와 북미에서는 강한 열대성 폭풍이 연달아 발생했다. 유럽과 아프리카에서는 대규모 홍수가 발생했다.
AFP는 지난해에만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에 따른 재해로 3000억 달러(약 440조 원)가 넘는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기후변화 과학자들은 세계 가국이 힘을 합쳐 조속한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1.5도 상승 제한선 돌파가 일시적인 현상일지라도 즉각적인 기후변화 대응이 없다면 장기적 추세로 변화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실제 관측 이해 지구가 가장 더운 10개 연도에는 지난 10년간이 모두 포함된다. 이에 지구 기온 상승세가 빨라지고 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코페르니쿠스연구소의 카를로 부온템포 국장은 "미래는 우리 손에 달려 있다"며 "신속하고 결정적인 행동이 미래의 기후 변화 경로를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WMO의 평가 결과는 지구 온난화가 냉정하고 분명한 사실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증명한다"며 "1.5도 임계치를 초과했다고 해서 목표가 끝난 것이 아니고 올바른 궤도로 돌아오기 위해 전 세계가 더욱 강력하게 싸워야 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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