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명 사망 2700명 부상…급여 약속없이 영웅 대우 약속받아”
트럼프 2기에 북미대화 가능성 “핵동결·군축 같은 스몰딜 가능”
[미디어펜=김소정 기자]국가정보원은 13일 우크라이나전에 파병돼 러시아를 지원하는 북한군 병사들의 사상자가 3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가 개최한 비공개 간담회에서 북한군의 피해 규모가 사망 300여명, 부상 2700여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는 내용을 보고했다고 여야 간사인 국민의힘 이성권·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기자들에게 전했다.

국정원은 “최근 입수한 북한군의 전투영상을 분석한 결과 무의미한 원거리 드론을 조준 사격한다든지, 후방의 화력 지원없이 돌격 전술을 쓰는 등 현대전에 대한 이해부족과 러시아 측의 북한군 활용 방식이 대규모 사상자를 발생시킨 주요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 군인 2명을 생포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텔레그램 채널에 글을 올려 생포된 북한 병사 2명이 다친 상태로 키이우로 이송됐으며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의 심문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2025.1.12./사진=연합뉴스 [젤렌스키 엑스 캡처]

이어 “특이한 것은 북한군 전사자의 메모에서 북한당국이 생포될 경우 자폭 및 자결을 강요하는 내용이 있고, 병사들이 노동당 입당과 사면을 기대하고 있는 사실도 발견됐다”며 “최근 북한군 병사 한 명은 우크라이나군에 포획될 위기에 처하자 ‘김정은 장군’을 외치면서 수류탄을 꺼내 자폭하려다 사살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국정원은 최근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두 병의 진술과 관련해 “이 두 명은정찰총국 소속의 전투원으로 2500명 파견 때 동반 파병됐다”며 “파병 때 급여에 대한 약속없이 영웅으로 대우한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북한당국의 함구에도 불구하고 북한 내부에 파병 소식이 암암리에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북한에서 파병군 가족들은 ‘노예병’ ‘대포밥’이라는 자조와 두려움을 토로하고 있고,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들은 러시아로부터 지원과 민생 개선을 기대하는 상반된 반응이 관찰된다”면서 “북한당국은 파병군 가족에게 식량과 생필품 등 물질적 보상을 제공한 정황도 파악됐다”고 덧붙였다.

   
▲ "제가 저지른 죄는 용서할 수 없지만 조국은 나에게 인생의 새로운 기회를 줬습니다." 러시아 쿠르스크 전선에서 사살된 북한군 병사의 일기에서 북한이 범죄자 출신을 파병했다는 정황이 확인됐다. 우크라이나 특수전사령부는 28일(현지시간)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사망한 북한군 하급병사 정경홍의 일기를 공개했다. 2024.12.28./사진=연합뉴스 [우크라이나 특수전사령부 제공]

이와 함께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20일 취임하는 상황과 관련해 국정원은 북미대화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충성파인 리처드 그레넬 전 독일대사를 북한 및 베네수엘라 등을 다루는 대통령특사로 임명하고, 협상론자인 알렉스 웡을 국가안전보장회의 부보좌관으로 임명한 것을 언급하며, “미국이 단기간 내 완전한 북한 비핵화 달성이 어렵다고 판단할 경우 핵동결과 군축과 같은 작은 규모의 협상, 스몰딜 형태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국정원은 “따라서 대한민국 정부로서는 한국을 배제한 일방적인 북핵 거래가 이뤄질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에 주력해야 한다”고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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