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총서 '비상계엄특검법' 이견 여전…지도부에 위임키로
[미디어펜=최인혁 기자]국민의힘이 13일 더불어민주당의 내환·외환죄 특검법에 맞불 성격으로 추진했던 ‘비상계엄특검법’ 발의 문제에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들은 민주당이 발의한 내란특검법 수정안이 위헌적 요소가 포함돼 동의할 수 없다는 의견을 밝히면서도, 대안 마련과 관련해서는 입장을 정리하지 못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오는 14일 당 원내지도부가 의원들의 권한을 위임받아 비상계엄특검법 발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3시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비상계엄특검법 발의 문제를 논의했다. 이들은 3시간이 넘는 마라톤 회의를 진행했지만, 결론 도출에는 사실상 실패했다.

다만 민주당이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강행 처리한 ‘내란·외환죄 특검법’이 부적절하다는 것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민주당은 이르면 오는 16일 국회 본회의에서 해당 특검법을 상정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앞서 추진했던 내란특검법이 대통령 재의요구권 행사에 따른 국회 재표결 절차 끝에 폐기되자 수정안을 마련했다. 수정안은 특검 후보 추천권을 여야가 아닌 대법원장에게 맡기며, 야당이 특검 후보자 재추천권을 요구하는 ‘비토권’ 등의 내용을 삭제한 것이 골자다. 위헌으로 지적된 요소들을 제거함으로써 국민의힘의 이탈표를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있다. 2025.1.13/사진=연합뉴스


그러나 특검법의 수사 범위가 여전히 광범위하고, 특히 분쟁지역 파병, 대북 확성기 가동 및 전단 살포 등에 외환유치죄를 적용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반발을 불렀다. 국민의힘 의원 전원이 특검의 수사 대상이 될 수 있고, 통상적으로 이뤄졌던 안보 및 외교 활동이 특검의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민주당이)대북확성기와 전단을 외환죄로 수사하겠다는 것은 북한의 도발은 대한민국 정부가 자극했기 때문이라는 김정은 정권의 궤변을 대변해 주는 것이다”라면서 민주당이 강행한 특검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조경태 의원도 “외환죄에 대해 대북확성기와 같은 것을 포함하는 바람에 다소 무리한 측면이 있다는 주장이 많다. 외환죄를 빼고 국민의힘과 민주당안을 서로 합의하면 합당한 특검안이 나올 것 같다”라며 민주당이 강행한 수정안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강행한 내란·외환죄 특검법의 독소조항을 문제 삼아 특검법 자체가 발의돼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왔다. 특히 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이 이탈표를 막기 위해 대안으로 추진했던 ‘비상계엄특검법’ 조차 발의돼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재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수사가 진행 중으로 특검이 오히려 수사에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윤상현 의원은 “특검이라는 것은 법의 영역을 넘어 정치 특검으로 갈 수밖에 없다. 조기대선이 가시화될 경우 당이나 후보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민주당의 특검법안에 협상하는 게 아니라 일치단결해서 막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박수민 원내대변인은 “현재 검찰, 경찰 등이 (비상계엄과 관련한)수사를 진행 중이고, 또 이미 수사가 많이 진행됐다. 특검을 하게 된다면 약 200억 원을 사용해야 하는데 그런 예산을 투입할 필요가 있는지 그런 부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면서 특검법 발의 자체에 의문을 가지고 있는 의원들이 존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이 이날 민주당의 내란특검법 수정안에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하자 결국 원내지도부가 의원들의 권한을 위임받아 결론을 도출하기로 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여러 의견을 듣고 정무적인 사안 등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 비대위원장과 최고 당 지도부와도 상의하겠다”면서 내일 오후 비상계엄특검법 발의와 관련한 당의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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