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AI 관련 헬스케어 M&A 거래 건수 역대 최다…글로벌 추세로 강해져
SK바이오팜, 남미 최대 제약사와 AI기반 뇌전증 관리 플랫폼 사업 시작
[미디어펜=박재훈 기자]국내외 제약·바이오 업계 내에서 AI(인공지능)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더욱 활발한 활용 사례와 협업이 이뤄질 전망이다. 글로벌 빅파마(대형 제약사)들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아시아 지역의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등 적극 행보를 보이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글로벌 제약사와 협업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 /사진=Flickr


1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사업 키워드로 떠오르는 AI 사업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제약사별 전략이 다양화되고 있다. 글로벌 업계는 물론 국내 업계에서도 올해 사업 전개에 역량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M&A(인수합병)을 통해 AI에 대해 적극적인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회계 법인 EY에 따르면 지난 5년간 AI 관련 헬스케어 M&A 가치는 600억 달러(약 87조7000억 원)를 상회하는 등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5년간 거래 건수는 △2020년 41건 △2021년 54건 △2022년 77건 △2023년 55건 △2024년 87건으로 지난해 역대 최대 거래건수를 기록했다.

이처럼 AI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속도와 효율성이 꼽힌다. 신약 개발 분야에서 AI 활용으로 연구 기간이 크게 줄어드는 등 변화가 빨라지고 연구 효율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소규모 바이오텍(바이오 기술 기업)의 시장 진입도 빨라지고 있는 추세다. 향후 업계에서는 AI신약 개발에서 성과가 점차 늘어나고 관련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업체들은 AI를 사용한 신약 개발 외에도 상업 전략까지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빅파마 중 하나인 아스트라제네카는 중국의 그라셀 바이오텍 인수를 위해 12억 달러(약 1조7500억 원)를 투자했다. 노바티스는 중국의 아르고 파마슈티컬의 임상단계 심혈관질환 RNAi 후보물질을 42억 달러(약 6조 원)에 확보했다.

국내에서는 최근 SK바이오팜이 AI를 기반으로 한 뇌전증 관리 플랫폼 사업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SK바이오팜은 남미 최대 제약사 중 하나인 유로파마와 미국 내 JV(합작법인)를 설립했다.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 기자간담회에서 “뇌전증 환자의 진단과 예방을 위한 약품, 의료기기까지 전 주기에 들어가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제약사가 되겠다”며 “많은 IT기업들이 시도했지만 환자의 임상 데이터와 현장 경험이 없기 때문에 개발이 쉽지 않았으나 세노바메이트 판매로 데이터를 가진 우리(SK바이오팜)는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JW중외제약은 AI 기반 정밀의료 분야 미국 기업 템퍼스와 협력해 실제 임상 데이터와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항암 신약 개발을 가속화한다. 협력에 따라 JW중외제약은 종양학 분야의 신약후보물질에 대한 유효성 및 안전성 검증을 신속히 진행, 다양한 암 적응증에 대한 연구 효율성을 높이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템퍼스의 AI는 암 환자 종양에서 유래한 다양한 오가노이드 모델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양사는 오가노이드 연구 결과를 실제 환자 데이터와 비교하고 신약후보물질의 임상 시험 결과를 더욱 정밀하게 예측해 최적의 맞춤형 항암 신약으로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AI 모델 개발에 대한 중요도가 커짐에 따라 지원 정책을 발표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15일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제약바이오벤처 혁신생태계 조성방안에서 K바이오 백신 펀드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해당 펀드는 AI모델 개발을 위해 6000억 원 규모를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한국의 바이오벤처는 세계적 수준의 R&D(연구개발) 역량으로 양적, 질적으로 성장했으나 혁신주체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생태계 조성은 현재 미흡한 상황”이라며 “바이오벤처가 기술이전을 원활히해 지식과 자금을 축적, 신약개발까지 도전하는 선순환 생태계 조성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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