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베트남, 태국 등 단거리 여행지 인기…"27일 공휴일 지정 효과"
[미디어펜=이다빈 기자]고물가에 불안정한 국내외 정세로 여행 수요 감소를 우려하던 여행업계가 설 황금연휴를 앞두고 분주하다. 최장 9일간의 모처럼 긴 연휴에 여행 예약이 늘면서 27일 임시 공휴일 지정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 인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에는 출국하려는 탑승객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사진=미디어펜


1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여행사와 여행 플랫폼의 이번 설 연휴 여행 예약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다가오는 설 명절을 민생 경제 회복의 계기로 삼겠다는 취지로 오는 27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했다. 긴 연휴 동안 국내 여행과 내수 소비 경제 활성화를 통해 상생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27일이 임시 공휴일로 지정되면서 직장인의 경우 31일 하루 휴가를 낼 경우 최대 9일간의 '황금연휴'를 맞이할 수 있게 된다. 

모처럼 긴 연휴에 내수 경기 활성화 기대감과 함께 여행 업계도 대목을 맞았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불안정한 국내 정세와 함께 최근 제주항공 사고 등으로 예약 저하 우려가 깊었던 여행업계는 한 숨 돌리게 됐다. 
 
여기어때는 이날 기준으로 오는 설 연휴(1월 25일~1월 30일) 체크인 건수가 지난해 설 연휴(2024년 2월 6일~2월 11일)과 비교해 국내 숙소는 약 80%, 해외 숙소는 약 110% 증가했다고 밝혔다. 해외 숙소 예약율을 여행 국가 별로 살펴보면 일본이 제일 많았으며 베트남, 태국 순으로 인기가 많았다.

27일 임시 공휴일 지정 등의 영향으로 연휴 초반에 여행 수요가 많이 몰린 것도 확인됐다.

하나투어의 오는 설 연휴(1월 24일~1월 30일) 기간 예약 동향을 집계한 결과 설 연휴 기간 예약 건수 중에서 출발일별 예약 비중은 25일이 19%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는 26일(18%), 24일(14%) 순으로 나타나 연휴 초반 비중이 다소 높게 집계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하나투어의 설 연휴 기간 예약 동향을 보면 연휴 초반인 24일부터 27일까지는 베트남(24%), 일본(17%), 유럽(11%), 중국(9%) 순으로 찾는 여행객들이 많았다. 연휴 후반인 28일부터 30일까지는 일본(28%), 베트남(25%), 중국(8%), 유럽(7%) 순으로 나타났다.

교원투어는 정부가 설 연휴 임시 공휴일 지정을 검토한 이후인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의 여행 예약율이 직전주 1일부터 7일과 비교해 142.5% 증가했다고 밝혔다. 임시 공휴일 지정 소식이 들리면서 설 연휴 여행 예약률이 크게 뛴 것으로 풀이된다.

여행 예약 건수를 국가별로 보면 일본이 22%로 가장 많았으며 베트남(15.7%), 서유럽(12.9%), 태국(10.2%), 중국(9.3%)가 뒤를 이었다. 단거리 여행지 수요가 뚜렷한 가운데 서유럽 등 장거리 여행을 준비하는 여행객들도 적지 않은 수로 보이고 있다.

여행업계도 이와 같은 수요에 발맞춰 다양한 상품과 프로모션을 선보이고 있다.

여기어때는 연휴에 국내 여행을 계획하는 여행객들을 위해 각종 액티비티 및 테마파크 시설 등의 레저·티켓을 할인 판매한다. 여기어때 앱에서는 내달 2일까지 매일 최대 5000원의 레저·티켓 할인 쿠폰을 발급한다. 겨울철 인기 액티비티인 스키, 눈썰매장을 비롯해 스파 및 워터파크, 테마파크 등을 합리적인 가격대로 구매할 수 있다.

하나투어는 내달 2일까지 ‘하나야 2025 항공 특가 알려줘’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프로모션 기간 동안 알림 설정을 하면 다양한 경품을 제공한다. 알림 설정 후 이벤트에 응모하면 추첨을 통해 최대 무료 항공권을 증정한다. 

교원투어는 북유럽과 동유럽, 서유럽 일본, 베트남, 중국 등을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설 계획을 밝혔다. 최근 예능에서 소개되면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북유럽의 경우 오프라인 여행 설명회인 ‘트래블이지쇼’를 통해 모객 강화에 나서고 있다.

‘사라져가는 대자연의 경이로움, 그린란드 10일’ 등 업계 최초로 선보인 그린란드 패키지와 인기 여행지인 북유럽 및 발트 패키지에 대해서도 모객에 나섰다. 일본의 경우 ‘나를 찾아 떠나는 소도시 여행, 교토 3일’ 등 소도시 여행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 점을 반영해 관련 상품을 중심으로 모객을 강화한다. 

야놀자 플랫폼은 투숙일 기준 1월 24일부터 내달 2일까지 체크인 하루 전 국내 숙소 연박 예약시 적용 가능한 8% 할인 쿠폰을 선착순 발급한다. 또 설 연휴 동안 국내에서 편안한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호캉스 수요를 겨냥한 특별 혜택도 마련했다. 인터파크는 한 달 동안 일본, 동남아, 중화권 등 단거리 여행지부터 남태평양, 미주, 유럽 등 장거리 지역까지 인기 숙소 단독 특가 기획전을 진행한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숙소, 패키지 상품 등 예약 현황을 살펴보면 27일 임시 공휴일 지정이 여행 수요 증가에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설 연휴까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라 앞으로 접수될 예약은 단거리 여행지 위주로 추가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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