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김용원, 비상계엄 정당성 주장…내란 선전·선동"
金 "민주당, 국민 거짓말로 속이고 겁박하고 있어"
[미디어펜=진현우 기자]17일 열린 국회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불구속하고 대한 탄핵심판에서 윤 대통령의 방어권을 철저히 보장할 것 등을 권고하는 내용이 담긴 안건 발의를 주도한 김용원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과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의원 간의 거친 언쟁이 벌어졌다.

김용원 상임위원은 자신을 내란 선전 혐의로 고발한 야당 의원들이 자신을 모욕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야당 의원들은 오히려 김 상임위원이 국회를 모욕하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중재에 나선 박찬대 운영위원장(민주당 원내대표)도 김 상임위원을 향해 "조용히 하라"며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운영위는 이날 국가인권위를 상대로 현안질의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첫 질의자로 나선 정진욱 민주당 의원은 김 상임위원에게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주장하면서 내란을 선전·선동하고 사실상 내란죄를 범하고 있다"고 몰아세웠다.

그러자 김 상임위원은 "민주당이 나를 내란 선전죄로 고발한 것은 민주당이 발표한 카톡 검열과 마찬가지로 국민을 거짓말로 속이고 겁박하는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민주당 의원들을 싸잡아 비판했다.

   
▲ 김용원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야당 의원들과 언쟁하고 있다. 2025.1.17./사진=연힙뉴스

그러자 정 의원은 "발언을 중지시켜 달라"고 박 운영위원장에게 요청했고 이에 박 운영위원장은 "(김 상임위원은) 국회의원의 질문에 적절하게 답변해주 바란다"고 중재하며 고성은 잠시 잦아드는 듯 했다. 

하지만 이내 고성전은 재개됐다. 질의를 속개한 정 의원은 "김 상임위원이 '누군가가 카톡 내용을 보고 그것이 문제가 있을 고발하는 것을 카톡의 검열'이라고 이야기했는데 우리가 어떤 내용을 봤을 그게 범죄 행위에 해당했을 그걸 고발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정말로 '뇌가 썩었다'고 밖에 달리 말할 없는 수준에 있다"고 공격을 재개했다.

그러자 김 상임위원은 "내 말씀을 드리겠다"며 답변을 할 수 있도록 박 운영위원장에게 요청했고 야당 의원들은 "조용히 하라"며 맞섰다.

그럼에도 김 상임위원은 발언을 이어갔고 박 운영위원장은 "경고한다. 김 상임위원은 지금 의사 진행을 방해하고 있다"고 발언권 제지에 나섰다.

양측 간 실랑이가 계속되자 박 운영위원장은 증인석 앞자리에 배치됐던 김 상임위원의 자리를 뒷자리로 옮기도록 명했지만 김 상임위원장은 "그렇게 하지 못하겠다"며 "여기(운영위)에 출석한 상임위원을 모욕할 권한까지 가지고 있는건가"라며 완강하게 거부했다.

급기야 김 상임위원 및 야당 의원들 모두에 대해 중재에 나섰던 박 운영위원장마저 언쟁을 이어가는 김 상임위원을 향해 "조용히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옆에 있던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을 향해 "인권위가 이렇게 운영되고 있어서 되겠는가"라고 항의했다.

야당 의원들은 박 운영위원장의 명령을 옹호하며 김 상임위원을 퇴장시키거나 국회 회의 방해죄로 고발할 것을 건의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 운영위원장은 "국회법 166조를 참고해서 감 상임위원의 회의를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안 인권위원장에게 "비상계엄 선포를 언제 알았는가"라고 물었고 안 인권위원장은 "퇴근한 다음에 주위 사람들 사람이 전화를 해서 (계엄 당일 밤) 11시쯤에 알았다"고 답했다. 이어 안 인권위원장은 "다음  아침 일찍 직원들과 간부들하고 회의를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김 의원은 "인권 유린 사항이 그렇게 많이 있고 포고령은 한참 후에 발령이 됐는데 이걸 조치를 했단 것은 완전히 직무유기"라고 비판했고 안 인권위원장은 "역사 앞에 바르게 살고 있다. 그렇게 함부로 남을 평가하지 마라"며 맞섰다.

한편, 이날 현안질의를 위한 운영위 전체회의는 야당 단독으로 진행됐다. 여당 소속 운영위원들은 일방적으로 전체회의가 소집됐다는 이유로 이날 회의에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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