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도 애플페이 도입을 추진하면서 애플페이 사용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카드사가 애플에 지급하는 수수료가 소비자에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내달부터 애플페이 서비스를 시작한다. 2023년 3월 현대카드가 국내에 최초로 애플페이를 도입한 지 2년 만이다. KB국민카드 역시 서비스 도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사진=현대카드


업계 시장점유율 1위인 신한카드가 애플페이를 출시하게 되면 애플페이 결제가 가능한 가맹점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카드와 현대카드의 국내 카드점유율은 50%에 육박하고 보유 가맹점 수도 최다 수준이다.

현재까지 국내 애플페이 가맹점은 약 10% 정도에 불과하고, 현대카드 단독 제휴로 실제 이용률은 매우 저조한 상황이다.

애플페이 도입 전부터 국내 가맹점의 낮은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 보급률이 걸림돌로 작동할 것으로 예상돼왔다. NFC는 휴대전화를 거래 단말기에 접촉하면 미리 등록해둔 신용카드 등으로 결제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마그네틱 보안전송(MST)과 NFC 모두를 지원하는 삼성페이와 달리 애플은 NFC 방식을 통해 애플페이를 서비스하는데 국내 카드결제 단말기 대부분은 MTS 방식으로 NFC 단말기 보급률은 10% 미만에 그친다.

NFC 단말기는 한 대당 평균 20만원 가량으로 가맹점주들이 구입하기에는 비용 부담이 크다. 이에 결제 가능한 가맹점이 제한적으로 일반 식당에서는 애플페이를 사용하기 어렵고 대중교통 결제도 지원하지 않는다.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는 부분은 높은 수수료율다. 현대카드는 애플 측에 0.15% 수준의 수수료를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 현대카드의 가맹점수수료 수익(1조672억원)은 전년 대비 21.9%(1917억원) 증가에 그친 반면, 제휴사 지급수수료(5025억원)는 82.6%(2273억원) 폭증했다.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가 주력인 현대카드의 특성상 애플페이 도입 이전인 2022년에도 제휴사 지급수수료(2752억원) 규모는 업계에서 가장 컸다. 다만 현대카드를 제외한 6개사의 제휴수수료가 2023년 한 해 31.6% 증가에 그친 것에 비하면 현대카드의 증가세가 부각된다.

문제는 카드사들이 수수료 지급 부담을 무이자할부 축소, 할인·적립·캐시백 축소, 알짜카드 단종 등 소비자 혜택을 줄여 상쇄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카드사들은 가맹점수수료 인하 시에도 혜택을 줄이며 수익성 악화를 방어해왔다.

이같은 문제들로 그동안 애플페이와의 제휴에 소극적이었던 카드사들이 애플페이 도입에 나서는 이유는 젊은층 대다수가 아이폰을 이용하면서 요구가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애플페이 주사용층인 20~30대의 결제액은 대부분 소액에 그쳐 당장은 수익에 큰 도움이 되지 않지만 잠재적인 큰 손 고객을 미리 공략하겠다는 복안이다.

현대카드가 2023년 3월 21일 애플페이 서비스를 출시한 후 한 달간 신규 발급된 현대카드는 약 35만5000장으로 전년 동기(13만8000장) 대비 156% 증가했다. 2023년 3월 신규 회원 수는 20만3000명으로 전월 11만2000명과 비교해 9만1000명이나 늘었다. 이 중 20대가 51%로 가장 많았고 30대 28%, 40대가 12% 순으로 대부분 MZ세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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