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전날 헌재 탄핵심판 출석해 관련 의혹 부인한 것 재반박
"처음 대통령 지시 받고 군내 간첩단 사건 적발한 줄 알았다"
'증인 출석' 이상민, 선서·증언 거부…野, 질타
[미디어펜=진현우 기자]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은 22일 국회에서 12.3계엄 당일 윤석열 대통령이 '이번에 다 잡아들여서 싹 다 정리해라'고 지시했다는 증언을 반복해 확인했다. 홍 전 차장은 그러면서 이날 "당시 윤 대통령의 이 지시가 군내 장기 암약하던 간첩단 사건을 적발해서 긴급하게 진행했던 것인가 생각했다"고 밝혔다.

홍 전 차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국조특위) 1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이는 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에 직접 증인으로 출석해 계엄 해제를 위해 모인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고 지시한 적이 없다고 부인한 것을 반박한 것이다. 

홍 전 차장은 국회에서 계엄 당일 저녁 8시20분쯤 윤 대통령이 자신에게 직접 전화 통화를 해 '한두 시간 후에 중요하게 전달할 사항이 있으니까 대기하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사진 왼쪽)이 1월 22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2./사진=연합뉴스
이어 비상계엄 선포 이후인 그날 밤 10시53분쯤 윤 대통령이 자신한테 전화해 '이번에 다 잡아들여서 싹 다 정리하라'고 했다며 "그때 목적어가 없어서 누구를 그렇게 해야 하는지 몰랐다"고 설명했다.

홍 전 차장은 윤 대통령이 '국정원의 대공 수사권을 줄 테니 방첩사에 자금이면 자금, 인원이면 인원을 무조건 지원해'라고 지시했다며 "기억하기로는 (당일 밤) 11시6분에 (여인형) 방첩사령관에게 전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여인형 당시 방첩사령관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대표 등 14명에 달하는 정치인 체포 명단을 알려줬다며 "이때 '이게 뭐가 잘못됐구나'라고 (생각이 들고)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

홍 전 차장은 이를 조태용 국정원장에게 보고했다는 기존 주장도 반복했다. 그는 "'대통령께서 정치인을 체포하라고 지시했다'고 보고하지 않았다"면서도 "정황상 관련된 보고를 드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엄 당일 밤) 11시30분에 조 원장이 지시해서 국정원장 집무실에서 긴급 정무직 회의가 열렸는데 회의 때 나의 바로 앞에 앉아있었다"며 "어떻게 말씀을 안 드릴 수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나 홍 전 차장의 주장에 대해 조 원장은 이 같은 주장이 사실인지 묻는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나한테 보고하지 않았다는 말씀을 내 명예를 걸고 다시 한번 확인하겠다"고 부인했다.

   
▲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사진 가운데)이 1월 22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서 증인 선서를 거부하고 있다. 2025.1.22./사진=연합뉴스
한편, 이날 청문회에서는 증인으로 출석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증인 선서 및 증언을 거부하며 야당 측의 질타를 받았다. 이 전 장관은 국회 계엄 해제 직후 계엄이 지속되던 2시간 동안의 행적 등에 관해 묻는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의 질의에 "증언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용 의원은 "오늘(22일) 이 자리에서 진술하지 않는 것은 '역사에 끝까지 내란수괴 윤석열(대통령)의 오른팔로 남겠다'는 선언을 하는 것이다. 이 전 장관은 동의하는가"라며 따졌고 이 전 장관은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맞받아쳤다.

함께 증인 선서에 나섰던 박성재 법무부 장관도 국회에서의 증언 및 감정에 관한 법률과 형사소송법에 명시된 '증언 거부권'을 언급하며 "증인들 중 (탄핵)소추나 조사를 받고 있어서 증언 여부에 대해 알 수 없는 사람들도 많다. 개별 증인들의 의사를 물어보지 않고 일괄적으로 증언 선서를 하게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을 한다"고 이 전 장관을 옹호했다.

이와 함께 이날 내란국조특위는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청문회에 불출석한 △윤석열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문상호 전 국군정보사령관 △김용군 예비역 정보사 대령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처장 △구삼회 육군2기갑여단장 등에 대해 동행명령장을 발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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