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텐 지난해 매출 9700억원 전망…유니클로 6년만에 1조클럽 입성
[미디어펜=이다빈 기자]고물가에 침체된 소비 심리로 합리적인 가격대에 넓은 제품군을 선보이는 SPA(제조 유통 일원화) 브랜드가 인기다. 이 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2019년 일본 제품 불매운동으로 주춤했던 유니클로가 국내 시장서 활기를 되찾았다.  

탑텐, 스파오, 에잇세컨즈 등 토종 SPA 브랜드들도 최근 매장 수를 확대하고 매출 성장을 이뤄낸 만큼, 이들 브랜드들이 유니클로를 제칠 수 있을 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   

   
▲ 탑텐 서울 명동 매장 전경./사진=미디어펜 이다빈 기자


23일 패션업계는 국내 SPA 브랜드의 지난해 약진에 주목하고 있다. 

신성통상의 SPA 브랜드 탑텐은 올해 9700억 원의 연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2022년부터 7800억 원, 지난해 9000억 원 매출을 기록하며 큰 폭 성장해 지난해 국내 토종 SPA 브랜드 중 최초로 1조 클럽 입성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탑텐은 빠르고 용이한 소비가 가능한 SPA 브랜드의 특성을 살려 전국 730개 매장을 운영하면서 소비자와의 오프라인 접근성을 극대화시킨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133개 매장을 운영하는 유니클로 및 다른 국내 SPA 브랜드와 비교했을때 압도적인 매장 수를 보유하고 있다. 

또 탑텐은 스포츠웨어를 기반으로 일상복으로도 적용 가능한 액티브 라인인 '탑텐 밸런스', 아동 및 유아를 위한 '탑텐 키즈', '탑텐 베이비' 라인을 전개해나가며 다양한 연령층의 수요를 포섭하고 있다.

이랜드월드가 전개하는 스파오도 꾸준히 매출을 늘려가고 있다. 스파오는 지난해 6000억 원 매출을 올렸다. 최근 3년간 매출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 2022년(4000억 원), 2023년(4800억 원)에 걸쳐 각각 16.6%, 20% 씩 매출이 성장하고 있다. 

매장 수도 지난해 말 기준 전년(108개)보다 21개 늘어난 129개 매장을 전국에서 운영 중이다. 스파오는 올해 매출 7000억 원, 매장 수 200개 확대를 목표로 잡았다. 

스파오의 경우 지난해 원재료 가격과 물가 상승 기조에도 주요 상품의 가격을 인하하거나 동결해 주목을 받았다. 최신 아이템을 빠르게 반영해 매장에 진열할 수 있는 생산기법으로 최근까지 '블록코어', '긱시크룩' 등 SNS 상에서 트렌디한 제품으로 젊은 소비자들을 타겟팅했다. 함께 티셔츠, 청바지, 속옷 등 베이직한 아이템을 제공하면서 중년층의 수요를 잡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파오 관계자는 "올해는 니트를 내세운 '소프트얀' 캠페인을 시작으로 데님, 이너웨어 셔츠 등 베이직 상품을 강화하며 전연령의 수요를 맞출 수 있는 방식으로 사업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스파오 서울 홍대AK점 전경./사진=이랜드월드 제공


삼성물산 에잇세컨즈는 지난 2023년 3000억 원 매출 달성 후 올해도 비슷한 수준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국에 있는 에잇세컨즈 매장도 2023년 말 기준 71개에서 지난해 말 80개로 꾸준히 수를 확대하고 있다. 

에잇세컨즈 관계자는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상품과 스타일링을 다양하게 제안하는 것은 물론, 타깃 고객이 즐겨 찾는 상권에 신규 매장을 오픈하고 기존 주요점은 리뉴얼함으로써 고객 경험 역시 강화하고 있다"며 "올해에도 한국 대표 캐주얼 브랜드로서 시장 트렌드를 신속하게 반영하고 타깃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적합한 상품 개발에 힘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유니클로는 2019년 '노 재팬 캠페인'이 시작되며 불매운동의 여파로 주춤했던 실적을 회복하고 6년 만에 1조클럽 재입성에 성공해 SPA 업계 1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유니클로 운영사 에프알엘코리아의 2024년 회계연도(2023년 9월 1일~2024년 8월 31일) 매출은 전년 대비 15% 증가한 1조601억 원으로 집계됐다. 

노 재팬 운동의 여파가 사그라들자 매출 실적도 2020년 6298억 원에서 지난해 9219억 원까지 빠르게 회복한 후 2018년 약 1조3000억 원 수준으로 올라선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탑텐, 스파오 등 국내 토종 브랜드가 빠르게 추격하고 있지만 SPA 시장 자체가 큰 폭 성장하고 파이를 나누게 되면서 유니클로도 함께 성장하며 매출 순위에는 큰 변화가 없다"며 "제품 라인을 늘리고 고기능성 제품을 런칭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업체들의 올해 행보에 주목하면 매출 순위 변동 가능성도 보인다"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다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