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계기 개최해 짧은 내용의 성명 발표
하지만 美의 “북은 뉴클리어 파워” 나온 터라 주목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처음 열린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 안보협의체) 외교장관회의 결과 채택된 공동성명에 ‘한반도 비핵화’가 처음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마코 루비오 신임 미국 국무장관이 참석해 전날 워싱턴DC에서 열린 쿼드 외교장관회의에서 발표된 공동성명에서 쿼드 국가들은 “법치, 민주적 가치, 주권, 영토 보전이 유지되고 옹호되는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을 강화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재확인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인도-태평양지역 4개국은 국제법, 경제적 기회, 평화, 안정, 해양 영역을 포함한 모든 영역에서의 안보가 인도-태평양지역 사람들의 발전과 번영을 뒷받침한다는 확신이 있다”라고 했다.

또 “우리는 힘이나 강압으로 현상유지를 바꾸려는 일방적인 행동에 강력히 반대한다”며 “증가하는 위협에 직면해 지역 해양, 경제, 기술 안보를 강화하며, 신뢰할 수 있고 탄력적인 공급망을 촉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앞으로 몇달 동안 쿼드의 업무를 발전시킬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인도에서 주최하는 다음 쿼드 정상회담을 준비하면서 정기적으로 모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성명이 과거 성명에 비해 내용이 짧고, 중국이나 북한 등 특정한 나라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직전까지 나온 쿼드 공동성명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포함한 북한 관련 언급이 자주 포함된 것을 감안할 때 변화로 해석할 수 있다.

   
▲ 이재웅 외교부 대변인이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1.16./사진=연합뉴스

실제로 2023년 3월 뉴델리에서 열린 외교장관회의와 같은 해 5월 히로시마에서 열린 정상회의, 지난해 7월 도쿄에서 열린 외교장관회의와 같은 해 9월 미국 윌밍턴에서 열린 정상회의 등에서 나온 공동성명 또는 정상선언에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협력에 대한 공약’이 포함됐다. 특히 작년 7월 쿼드 외교장관회의 공동성명에선 북한에 대해 “안정을 훼손하는 탄도미사일 발사를 비난하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른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공약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쿼드 공동성명에 한반도 비핵화 언급이 빠졌다고 해서 미국의 대북정책 변화가 반영된 것이라고 단정하기엔 성급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최근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지명자 등이 북한을 ‘뉴클리어 파워’(핵능력국)이라고 언급한 와중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외교부는 “쿼드 국가간 공동성명 내용에 대해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북한 비핵화는 역내는 물론 세계 평화·안전에 필수조건”이라고 밝혔다.

이재웅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금번 쿼드 외교장관회의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계기 갖게 된 것으로 과거 공동성명과 달리 쿼드 협력 방향에 대한 기존 원칙을 재확인하는 짧은 내용으로 구성돼 있고, 북한뿐만 아니라 그 어떤 나라와 관련한 이슈도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이어 “북한의 비핵화는 한반도와 역내, 전세계 평화와 안정에 필수조건이자 국제사회가 일관되게 경주해온 원칙으로, 우리는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국제사회와 계속 협력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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