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과 12·3비상계엄 핵심 인물인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이 23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4차 변론에서 김 전 장관 주도로 ‘포고령’과 비상입법기구 준비를 위한 ‘쪽지’가 작성됐다라는 일관된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짙은 남색 정장에 붉은색 넥타이를 매고 오후 12시 47분쯤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 도착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2시 30분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과 증인신문에서 대면했다.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이 만난 것은 국회에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후 처음이다.
앞서 청구인인 국회 측은 김 전 장관이 윤 대통령과 맞대면할 경우 증언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이유로 가림막 설치를 요청했으나, 이날 증인신문 동안 가림막은 설치되지 않았다.
최근 윤 대통령은 포고령 작성부터, 비상입법기구 준비를 위한 ‘쪽지’ 작성의 책임까지 모두 김 전 장관에게 제기했다. 이에 이날 증인신문에서는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의 진실공방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김 전 장관은 이날 증인신문에서 윤 대통령 측의 주장을 수용하면서, 비상계엄의 책임을 홀로 짊어졌다. 김 전 장관은 윤 대통령 측으로부터 ‘(김 전 장관이)계엄을 준비하고 지시한 것이 맞나’라는 질문을 받자 “그렇다”라고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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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1월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4차 변론을 위해 심판정으로 입장하고 있다.2025.1.23/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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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김 전 장관은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 대통령을 두둔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독주, 탄핵 남발, 예산 삭감 등이 비상계엄 선포의 배경이라고 지적하면서 “국민 약탈 행위를 견제할 수 있는 수단이 없었다. 하나 방법이 있는데 (그것이)비상계엄 선언이다. 대통령은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전 장관은 국무위원들이 지난달 13일 비상계엄과 관련한 안건을 국무회의에서 충분히 검토하지 못했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적극 반박했다. 그는 국무회의에서 비상계엄과 관련한 안건이 국무위원들에게 배포됐고, 심의가 이뤄졌으며 의결정족수도 충족된 상황에서 계엄이 선포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상목 대통령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에게 건네진 ‘쪽지’에 대해서도 “제가 작성했다. 제가 직접 건네지는 못했다. 실무자를 통해서 전달했다”라고 밝혔다. 앞서 최 권한대행이 해당 쪽지를 윤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건네받았다고 말한 것을 전면 부정한 것이다.
또 김 전 장관은 제1호 포고령 또한 본인이 관저에서 직접 작성했다고 밝혔다. 특히 김 전 장관은 윤 대통령 측의 주장대로 포고령의 내용은 2018년 계엄령 문건 파동 당시의 자료와 10.26과 12.12 당시의 계엄포고령의 내용을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포고령에 등장하는 '정치활동 금지'가 윤 대통령의 주장 대로 군을 동원해 헌법기관인 국회를 무력화 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 포고령 작성 과정에서 김 전 장관의 '실수'라는 취지의 주장으로 해석된다.
더불어 김 전 장관은 “윤 대통령은 국민에 불편을 주지 않기 위해 (포고령에) ‘(야간)통행금지’ 내용을 제외하라고 지시했고, 유혈사태가 발생하면 안 된다, 군을 최소한으로 투입하고 실탄을 지급하지 말 것 등을 지시했다”면서 “또 (대통령은)숙련된 간부로 편성된 부대를 투입하라고 지시했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 전 장관은 국회에 계엄군을 보낸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과 곽종근 특전사령관의 주장도 모두 부인했다.
앞서 이 사령관은 윤 대통령이 ‘두 번 세 번 계엄을 선포하면 된다’라며 계엄해제안이 가결될 경우에도 임무를 지속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곽 전 사령관은 윤 대통령으로부터 ‘국회에서 의원들을 빼내야 한다’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전 장관은 “대통령께서는 의원들의 출입을 차단하지 말라고 했다. (두 사령관의 주장을)이해할 수 없다”면서 “안전의 문제로 ‘요원’들을 국회에서 빼라고 한 것이 ‘의원’을 빼내라는 것으로 둔갑됐다”라고 반박했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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