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뱃돈 굴릴 예적금은 옛말…고금리 특판 실종
2025-01-27 06:00:00 | 백지현 기자 | bevanila@mediapen.com
본격적인 금리인하기 속 고금리 제시 부담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명절 특수를 겨냥한 고금리 예‧적금 특판이 올해도 실종됐다. 은행권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초저금리가 지속되자 명절 대목을 앞두고 내놓았던 특판 상품 판매를 주저하기 시작한 이후부터 명절 특판을 판매하지 않고 있다.
은행권은 그동안 높은 금리를 앞세워 신규고객을 확보하고, 비교적 수월하게 수신잔고를 늘릴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명절을 앞두고 특판출시에 열을 올려 왔다. 그러나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명절 특수를 겨냥한 특판도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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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4일 설(구정)을 앞두고 현금 수송 관계자들의 설 자금을 운송차에 차곡차곡 싣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당시 '0%대'의 초저금리 국면 속에 은행들이 내세운 특판 금리는 고객들을 만족시킬만한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 또 주식시장의 호황과 맞물려 은행 예금에 돈을 묻어두느니 투자를 통해 돈을 굴려나가는 게 낫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특판이 고객들의 외면을 받은 것이다.
올해는 한국은행이 상반기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것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본격적인 대출금리 인하 속에 고금리 특판을 내놓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를 제외한 금융통화위원 6명 모두 3개월 내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가운데 금융권에선 내달 한은이 추가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은행권은 가계부채 관리 강화를 위해 작년 하반기부터 인위적으로 높여왔던 가산금리를 최근 내리고 있다. 우리은행은 연휴 직후인 31일부터 주요 가계대출 상품의 가산금리를 최대 0.29%포인트(p) 인하한다. 앞서 지난 13일 신한은행이 가산금리를 최대 0.3%p 낮췄다. KB국민은행은 오는 27일 은행채 5년문 금리를 지표로 삼는 가계대출 상품의 금리를 0.04%p 내린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22일 "작년에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하했음에도 가산금리 인하 속도나 폭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측면에 있다"며 "은행들이 새해 기준금리가 떨어진 부분을 반영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