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민서 기자] 28세 나이로 세상을 떠난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가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한 유서를 작성한 사실이 알려지자, 온라인에서 가해 동료를 찾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27일 매일신문은 고 오요안나의 휴대전화에 원고지 17매 분량의 유서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 지난 27일 고(故) 오요안나 MBC 기상캐스터의 유서에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한 내용이 있었다는 내용이 뒤늦게 알려졌다. /사진=오요안나 SNS


해당 보도에 따르면 오요안나는 특정 기상캐스터 2명에게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 오요안나의 선배인 A씨는 자신이 낸 오보를 고인에게 뒤집어 씌웠다. 또다른 선배는 고인이 틀린 기상 정보에 대한 정정 요청을 하면 '후배가 감히 선배에게 지적한다'는 취지의 비난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또 '가르쳐야 한다'는 명목으로 고인을 퇴근 시간 이후 회사로 불러내거나, 퇴근 시간 후에도 1시간 이상 가지 못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 오요안나의 유서가 뒤늦게 보도되자, 그의 지인들은 해당 기사를 공유하며 "더 이상 MBC를 포함한 모든 곳에서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가해자들의 엄벌을 촉구하는 글도 올라왔다.

한 지인은 가해자로 추정되는 인물의 SNS 글을 자신의 SNS에 공유하며 "가해자, 쇼를 해라", "너네 두 명 잘 사는지 보자" 등 저격을 하기도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MBC 내 기상캐스터가 소수에 불과하다는 점을 바탕으로 가해자 색출 움직임이 일었다. 

한 유튜버는 취재를 바탕으로 고인에게 직장 내 괴롭힘을 가한 가해자의 정보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후 가해자로 잠정 지목된 기상캐스터 2명의 SNS에는 날선 댓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MBC 기상캐스터 중 한 명인 김가영의 SNS에도 "가해자가 누구냐" 등 댓글이 게재됐다. 이를 본 유튜버 일주어터는 고 오요안나와 일화를 꺼내며 김가영을 옹호했다. 

일주어터는 "오요안나님과 같이 운동을 했던 인연이 있다"며 "한 번 뵀는데도 (김)가영 언니는 좋아하고 의지하는 선배라고 진심으로 얘기해줬다"고 전했다.

고 오요안나의 유서와 관련해 MBC 측은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오요안나는 지난 해 9월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1996년 생으로, 2017년 JYP엔터테인먼트 13기 공채 오디션에 합격했다. 2019년 춘향선발대회에서 숙에 당선된 바 있다. 2021년 MBC 공채 기상캐스터로 발탁됐고 평일, 주말 날씨를 맡아 보도했다.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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