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회계제도 변경 효과에 힘입어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보험사들이 역대급 성과급을 지급한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전날 사내 공지를 통해 올해 예상 성과급 지급률이 연봉의 60%대 수준이라고 밝혔다.

   
▲ 사진=메리츠화재


메리츠화재는 지난해에도 연봉의 60% 수준을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올해 성과급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약간 높은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손해보험사와 생명보험사를 통틀어 보험업계 최고 수준이다.

앞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도 높은 수준의 성과급 지급을 발표했다. 삼성생명은 올해 예상 성과급 지급률이 연봉의 34~38% 수준, 삼성화재는 연봉의 46~50%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생명의 올해 예상 성과급은 최근 10년간 제일 높은 수준으로 지난해 29%와 비교해 8~10% 정도 늘었다. 삼성화재는 지난해에 이어 사상 최대 규모다.

보험사들은 회계제도 변경 효과에 힘입어 회계상 이익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역대 실적을 냈다.
회계기준 변경으로 미래에 보험 판매로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현재 가치가 재무제표 계산에 포함되면서 자산과 순이익이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9월까지 생명보험사 22개, 손해보험사 31개의 당기순이익은 13조39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5624억원(13.2%) 증가했다.

메리츠화재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49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2% 증가했다.

삼성화재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3.8% 증가한 1조8665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2조 클럽’ 가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삼성생명은 2조42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0.9% 늘었다.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이다.

다만 2023년 IFRS17 도입 후 보험사들이 자의적 가정을 활용해 계약서비스마진(CSM)을 과대 산출하며 실적을 부풀렸다는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월 IFRS17로 인한 실적 변동성이 큰 만큼 향후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될 때까지 과도한 성과급이나 배당으로 회사 건전성을 저해하지 않도록 유의해달라고 주문했으나 보험사들의 성과급 잔치는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보험사들은 금리 예대마진으로 실적을 내는 은행과 달리 영업으로 실적을 내는 보험업은 차이가 있다며 직원들의 사기 진작 차원에서 성과급을 주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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