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의정갈등 장기화 및 기저효과 인해 실적에 영향
보령·종근당, 케이캡으로 인해 상반된 실적 기록
[미디어펜=박재훈 기자]전통 제약사들이 차례로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매출과 영업이익 증감이 뚜렷하게 갈렸다. 한미약품은 역대최대 매출을 기록했으나 의정갈등과 독감 지연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했으며 보령과 종근당은 케이캡의 영향으로 상반된 성적표를 받았다.

   
▲ 한미약품 본사 전경./사진=한미약품


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전통제약사들의 실적이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의정갈등과 연말의 독감 지연 등으로 인해 영향을 받았다. 신약 및 기술 수출 등 긍정적인 요인도 있었으나 자회사의 실적악화, 기저효과 등의 부정적 요인의 영향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잠정실적으로 매출 1조4955억 원, 영업이익 2162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로 매출은 0.3% 증가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2.0%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13.2% 감소한 1435억 원을 기록했다.

이번 실적은 독자 개발한 개량 및 복합 신약 기반의 성장세가 실적에 기여해 매출 성장으로 이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MSD로부터 유입된 마일스톤에 따른 기저효과, 독감 유행 지연, 의정 갈등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영향을 받았으나 지속가능한 성장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올해에도 신약개발 R&D(연구개발)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올해는 포스트 로수젯으로 기대되는 개량·복합 신약을 비롯해 다양한 신약을 출시할 계획이다.

또한 내년 하반기에는 비만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가 출시될 예정이다. 한미약품은 H.O.P 프로젝트의 임상 및 비임상 개발을 순조롭게 진행해 유의미한 신약 행보를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GC녹십자는 지난해 매출 1조6798억 원과 영업이익 312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 매출은 3.3%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6.8%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당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115.2% 감소했다.

GC녹십자의 이번 실적은 자회사 지씨셀의 적자전환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GC녹십자는 공시를 통해 "자회사 실적 부진에 따른 변동"이라고 설명했다.

지씨셀은 지난해 전년 동기 대비 7.0% 감소한 매출 1744억 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손실 200억 원을 기록했다. 지씨셀은 공시를 통해 "의정갈등 장기화에 따른 검체검사서비스 부문 매출감소 및 R&D임상 비용 증가, 합병으로 인식한 영업권 손상이 반영됐다"고 밝혔다.

   
▲ 종근당 본사 전경./사진=종근당


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으로 인해 보령과 종근당은 각각 상반된 성적표를 받았다.

보령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초로 연 매출 1조 원을 상회하면서 기록을 경신했다. 보령은 공시를 통해 지난해 매출 1조171억 원, 영업이익 704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로 매출은 18.3%, 영업이익은 3.2% 씩 각각 증가한 수치다. 실적 성장에는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와 케이캡이 주효했다.

보령은 견고한 품목과 케이캡 코프로모션에 따라 외형성장을 했으나 의정갈등 및 제품 믹스 악화로 수익성은 소폭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상품 매출 증가 및 위탁판매와 신제품 일부 차질에 따라 영업이익률도 하락했다.

종근당은 지난 3일 공시를 통해 지난해 매출 1조5864억 원, 영업이익 995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로 매출은 5%, 영업이익은 59.7%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108억 원을 기록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로 48.1% 감소했다.

종근당은 이번 실적에 대해 "직전 사업연도 기술수출 계약금의 회계인식에 따른 역기저 효과로 당해사업연동 매출 및 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비교적 고마진 제품이었던 케이캡의 계약 종료 이후 고덱스와 펙수클루 등이 도입되면서 매출 하락을 상쇄했으나 수익성 감소를 메꾸기에는 역부족"이라면서도 "판관비용 통제 및 R&D 비용 변동 여부에 따라 수익성 개선의 여지는 존재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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