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 출현 이후 '후발주자' 기대감↑…'국민주식' 복귀할까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한때 '국민주식'으로까지 불렸으나 장기간 주가 부진으로 많은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던 네이버·카카오 주가가 최근 들어 오랜 박스권을 탈피하고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발 인공지능(AI) 열풍이 중국 딥시크(DeepSeek) 쇼크로 한차례 변곡점을 거치면서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후발주자들이 재발견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자극됐기 때문이다. 기관들은 이미 이 두 회사의 주식을 매집하며 달라진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 한때 '국민주식'으로까지 불렸으나 장기간 주가 부진으로 많은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던 네이버·카카오 주가가 최근 들어 오랜 박스권을 탈피하고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6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증시가 지난 3일 한차례 급락 이후 낙폭을 빠르게 만회하며 나름대로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달 들어 장중 한때 2440선이 무너지기까지 했던 코스피 지수는 현재 2530선을 넘볼 정도로 회복돼 있다.

미국 AI 열풍이 중국 딥시크 충격으로 다변화되는 양상이 나타나면서 한국 증시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감지된다. 작년까지 미국 주식이 엔비디아로 대표되는 하드웨어 중심의 장세로 움직였다면, 새해 들어선 팔란티어(PLTR)가 엔비디아를 대체하며 소프트웨어 중심의 장세를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소프트웨어 측면에 강조되면서 딥시크가 촉발시킨 AI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한국에게도 기회를 열어주고 있다는 점이다. 딥시크의 오픈소스코드를 활용한다면 한국의 기업들 역시도 AI 열풍에 편승해 미국‧중국 등 강대국과의 격차를 줄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이러한 심리를 잘 반영하고 있는 회사가 바로 네이버와 카카오다. 두 회사는 한때 국민주식 대접을 받으며 승승장구했지만, 2021년 여름을 기점으로 주가가 고점을 찍은 이후 3년이 넘는 시간동안 주가가 부진했다. 

2021년 7월 46만5000원까지 올랐던 네이버 주가는 작년 8월 15만1100원까지 3분의 1토막이 났다. 카카오 역시 2021년 6월 17만3000원까지 치솟았던 주가가 작년 11월 3만2550원까지 거의 6분의 1토막이 났다. 특히 카카오의 경우 카카오페이‧카카오뱅크 등의 상장 이슈와 일부 계열사 경영진들의 도덕적 해이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논쟁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최근 들어 이 두 회사 대한 ‘바닥론’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이미 주가가 극심한 폭락을 경험한 상태에서 AI 모멘텀이 유리하게 작용하면서 추가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요건이 생성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로 ‘개인들만 매수하는 종목’이라는 인상이 강했던 두 회사 주가를 최근엔 기관들이 매집하는 정황이 포착된 점도 눈에 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달 24일까지는 기관들이 여전히 두 회사 주식을 팔고 있었지만, 정확히 설 연휴 이후부터 흐름이 달라졌다.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5일까지 기관은 네이버와 카카오를 각각 1351억원, 756억원어치 사들이며 달라진 모습을 나타냈다. 이 기간 기관 순매수 종목 1‧2위를 차지했는데, 이는 연휴간 딥시크 이슈가 등장했다는 상황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카카오가 AI 사업은 안 하고 있었던 게 아니었다”고 전제하면서 “네이버 이해진 창업자의 사내이사 복귀 소식 등이 더해지면서 본격적인 모멘텀이 형성되는 모습”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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