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롯데손해보험이 후순위채 발행 계획을 철회하고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수시검사를 받는 등 자본건전성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5일부터 내달 초까지 롯데손해보험에 대한 수시검사를 진행한다.

   
▲ 사진=롯데손해보험


금감원 상주 검사역이 파견돼 지난해 6월 말 기준 경영실태평가 및 정기검사시 점검 사항을 들여다볼 계획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11월18일부터 한 달간 롯데손보에 대한 정기검사를 진행한 바 있다.

특히 롯데손보의 지급여력비율이 떨어지면서 재무건전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롯데손보의 경과조치 후 지급여력비율(K-ICS)은 159.8%로 전년 말(213.2%) 대비 53.4% 포인트 급락했다. 시중금리가 하락하면서 보험부채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지급여력비율은 고객이 보험계약을 동시에 해지했을 때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능력을 수치화한 지표로 보험업법상 최소 기준치는 100%, 금융당국 권고 기준은 150% 이상이다.

금감원은 롯데손해보험이 무·저해지 보험의 해지율 가이드라인 관련 금융당국이 권고하는 원칙 모형 대신 예외 모형 적용을 검토하는 것에 대해서도 적정한 산출 기준이 적용되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이 무·저해지 보험 해지율을 낙관적으로 가정하면서 실적 부풀리기가 일어나고 있다며 해지율을 보수적으로 가정하는 원칙모형(로그-선형모형)을 제시했다.

해당 모형을 적용할 경우 해지율이 거의 없을 것으로 추정하는 만큼 미래에 고객에게 지급해야할 보험금을 더 많이 쌓아야 한다. 이는 보험부채를 키우고 가용자본 감소에 따른 지급여력비율 하락으로 이어진다.

금감원 관계자는 ”연말 연초 검사 휴지기와 설 연휴 등 일정상 문제로 정기검사 연장 대신 수시검사를 진행하는 것“이라며 ”환율, 금리 등 시장 변동에 따라 챙겨볼 사안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롯데손보는 또 자본확충을 통해 지급여력비율을 높이고자 1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계획하고 지난달 31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했으나 부진한 수요예측 결과로 지난 5일 철회했다.

롯데손보 측은 “금리 상황, 급격한 경제와 대외 여건 변화 및 새로운 제도 도입 등으로 투자자 보호를 위해 발행 시점을 연기하는 것으로 대표주관회사와 협의해 본 채무증권의 발행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롯데손보는 지난 4일 10년 만기 5년 조기상환청구권(콜옵션) 조건으로 1000억원 규모 후순위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했으나 매수주문은 720억원에 그치며 목표액을 채우지 못했다. 희망금리밴드는 5.5~5.9%로 같은 신용평가등급(A-) 회사채 금리인 5.9% 대비 낮은 수준이다. 은행을 제외한 금융채는 6.4% 수준으로 금리 메리트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롯데손보의 후순위채에 ‘A-(안정적)’ 등급을 부여했다. 이는 기관투자자들이 통상적으로 선호하는 ‘AA(안정적)’ 등급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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