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진현우 기자]중국을 공식 방문하고 있는 우원식 국회의장이 7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올 가을에 열리는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 참석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시 주석은 우 의장에게 "관련 부처와 참석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국회의장실에 따르면, 우 의장은 이날 오후 5시30분(현지시간) 중국 헤이룽장(흑룡강)성 하얼빈 타이양다오호텔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접견했다. 이날 회담은 당초 15분 정도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두 사람 간 논의가 길어져 약 42분 진행되었다고 국회의장실은 밝혔다.
이 자리에서 우 의장은 올해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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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원식 국회의장(사진 왼쪽)이 2월 7일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시 타이양다오호텔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접견하고 있다. 2025.2.7./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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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석은 "APEC 정상회의에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하는 것이 관례"라며 경주 APEC 정상회의에 참석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시 주석은 "중국은 개방과 포용 정책을 굳건하게 유지하고 있다"며 "디커플링(공급망 등 분리)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두 사람 간 만남에서는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국 정국도 의제로 올랐다. 우 의장은 시 주석에게 "한국이 헌법·법률 절차에 따라 계엄·탄핵 정국을 대처해나가고 있다"고 설명하며 "현재 정국은 불안정하지 않고 한국인의 저력으로 반드시 어려움을 극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한국의 내정 문제"라고 하면서도 "한국인들이 (현 상황을) 잘 해결할 지혜와 능력이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이와 함께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투자후속협정 성과 도출과 한·중교역 활성화, 공급망의 안정적 관리, 첨단분야 협력을 기대한다며 시 주석에게 한국 기업의 안정적이고 예측이 가능한 기업 활동을 위한 협조를 요청했다.
우 의장은 지난 2016년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촉발된 한한령(限韓令) 해제를 시 주석에게 촉구하기도 했다.
우 의장은 "한국에서는 중국의 영화, 드라마, 게임 등 문화콘텐츠를 자유롭게 누리고 있는데, 중국에서는 한국 관련 문화콘텐츠를 찾기 어렵다"며 "문화 개방을 통해서 청년들이 서로 소통하고 우호감정 갖는 것이 매우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문화교류는 양국 교류에 매력적인 부분"이라며 "문제가 불거지는 일은 피해야 한다"고 답했다고 국회의장실은 전했다.
우 의장은 또한 중국의 한국인 대상 비자(사증) 면제 조치가 양국 상호 우호에 기여할 것이라면서 한국 역시 관련 부처에서 중국인의 한국 방문 편의성 확대를 위한 조치를 깊이 검토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중국 내 독립운동 유적지와 관련해서도 보존을 요청하는 한편,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 및 송환 사업에서의 진전을 기대한다고도 밝혔다.
시 주석은 수년 전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 협조를 지시했다며 한국과 지속적으로 소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가의전서열 2위인 국회의장이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 것은 지난 2014년 12월 중국 베이징에서 정의화 당시 국회의장을 접견한 이후 11년 만이다.
또한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시 주석이 한국 고위급 인사를 처음으로 만난 것이기도 하다.
[미디어펜=진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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