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지난달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의 팰리세이즈, 이튼 등을 중심으로 발생한 대규모 산불로 인한 피해 추정액이 점차 커지면서 보험업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국내에서도 자연재해 발생 예측을 통한 사전 대비, 대규모 피해 보장 등 보험회사와 공적 영역과의 협업을 통해 재해 위험에 대응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9일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자연재해 위험관리를 위한 향후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LA 산불 피해 규모가 가장 큰 지역인 팰리세이즈 화재 범위는 약 2만3448ac(약 9489ha)로 구조물 6528채 파괴 및 882채 손상 등으로 피해가 광범위하다.

   
▲ 자료=보험연구원


산불 진화가 마무리되지 않음에 따라 손실 규모가 확정되지 않았으며, 화재 초기 추정 보험손실 규모는 100억~200억달러로 보고됐으나 이후 일부 기관에서는 300억~500억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LA 화재 발화 원인은 현재 조사 중이나 강한 바람 및 건조한 날씨가 화재 확산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으며,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는 점 등은 대규모로 발생하는 자연재해와 피해 양상이 유사하다.

보험연구원 천지연 연구위원·한진현 연구위원은 “기후변화로 인해 자연재해 발생 위험이 높아지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대규모 재해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 모색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기온 상승이 자연재해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조건을 만들 수 있다고 지적되고 있으며, 홍수, 폭풍, 폭염 등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연재해는 사고 발생 및 손실 규모 예측이 어려운 반면, 대규모 피해로 인해 피해 규모 및 대상이 전방위적으로 확대될 수 있어 민간 보험회사와 공적 영역과의 협업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우선 자연재해 발생 예측에 있어 협업을 통해 위험이 큰 지역의 재해를 사전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도 침수사고 예방을 위한 민·관 합동 내비게이션 고도화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고 운전자에 실시간 위험 상황을 전달하는 시범서비스를 마련했으며, 해외에서는 정부 및 국제기구들이 민간 보험회사와 협력해 자연재해를 대비하고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은 미국 재보험협회와 MOU를 체결해 재해 위험 분석에 협력하고 NOAA는 보험산업의 의사결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 및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또 알리안츠와 스위스리는 유엔개발계획, 가나 재무부, 독일 정부 등과 협력해 가나 내 홍수 위험에 대비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했고, 이 과정에서 지수형(parametric) 보험상품을 가나에 도입해 신속한 홍수 피해 복구를 도모했다.

다음으로 “대규모 피해를 보장하고, 보장격차를 축소하기 위해 피해보상 측면에서도 민간 보험회사와 공적 기관과의 협업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정책성보험으로 자연재해로 인한 손실의 일부를 지원하고 있으며, 기후보험을 도입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풍수해보험, 농작물재해보험, 양식수산물재해보험, 가축재해보험 등을 통해 재해로 발생하는 손실을 보장하나 손실 규모가 큰 경우 정부가 국가재보험을 통해 개입함으로써 추가 손실을 방지한다.

경기도는 올해 3월부터 국내 처음으로 기후보험을 도입해 모든 도민을 대상으로 온열·한랭질환, 기후재해, 감염병 등에 대한 진단비 및 위로금 등을 제공하고자 한다.

미국은 주정부와 민간 보험회사들의 협력으로 FAIR 플랜을 설립해 민간 보험시장에서 보험 가입이 어려운 고위험 부동산 소유주에게 보험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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