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재훈 기자]최근 글로벌 제약업계에서 AI(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국내 제약업계에도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AI를 활용함에 따라 기존 개발 기간을 대폭 단축하는 동시에 비용 측면에서도 효율화를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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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Wikimedia Commons |
1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사들의 신약 개발에 AI 활용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20년 최초로 AI를 활용해 설계한 엑센시아의 강박장애(OCD) 치료제 'DSP-1181'은 임상 1상 시험에 진입까지 12개월이 걸리면서 시간적으로 효율성이 뛰어나다는 것을 입증했다. 기존 소요되던 시간은 4~5년이었다.
AI를 통한 신약개발의 장점은 △개발 기간 단축 △비용 절감 △성공 확률 향상 △새로운 타겟 발견 등이 꼽힌다. 기존 10년 이상 걸리던 과정을 1~2년으로 단축하고 기존 방식 대비 비용 측면에서 15~30% 수준의 비용으로 개발이 가능하다.
또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후보 물질 선별 정확도가 증가할 뿐 아니라 AI의 패턴 인식 능력으로 기존에 발견하지 못한 신규 타깃 식별이 가능하다.
국내 제약사들도 이와 같은 이점 활용을 위해 자체 AI플랫폼을 비롯해 AI기반 연구개발 업체들과 협업해 신약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유한양행과 한미약품은 아이젠사이언스와 협업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아이젠사이언스와 AI기반의 항암신약 작용기전 규명을 위한 연구 MOU를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아이젠사이언스는 약물의 잠재적 표적 및 작용기전을 도출할 수 있는 전사체 데이터 기반의 자체 AI 플랫폼을 활용해 유한양행이 개발하고 있는 항암신약 후보 물질의 작용기전을 예측 및 표적 도출하게 된다.
유한양행은 아이젠사이언스가 제안한 표적 및 작용기전을 검증하고 이후 차별화된 항암제 신약으로의 후속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한미약품도 아이젠사이언스와 협력해 항암신약을 개발 중이다. 유한양행의 협업과 마찬가지로 아이젠사이언스의 플랫폼을 활용해 주력 파이프라인인 항암 분야에서 후보물질 도입 여부를 판단하는 방식이다.
대웅제약은 자체 개발한 AI 신약개발 플랫폼인 '데이지(DAISY)'를 이용해 총 8억 종의 화합물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주요 화합물의 분자 모델을 전처리해 자체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한다.
이를 통해 연구원들은 데이지를 사용해 신규 화합물질 발굴 및 약물성 파악에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아울러 신약 후보물질 탐색에 활용할 수 있는 AIVS를 개발했다. AIVS는 AI가 표적 단백질을 대상으로 활성물질을 발굴하는 시스템이다.
대웅제약은 해당 방식을 통해 항체 설계 및 안정성 평가를 동시에 진행하고 시행착오를 줄여 효율적인 개발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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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W중외제약 자회사 C&C신약연구소 연구원이 제이웨이브 플랫폼을 통해 AI 기반 신약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사진=JW중외제약 |
JW중외제약은 미국 템퍼스 AI와 협력해 실제 임상 데이터(RWD)와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신약 개발을 진행 중이다. 양사는 신약후보물질에 대해 유효성과 안정성 검증을 진행해 암 적응증에 대한 연구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JW중외제약은 템퍼스AI가 보유한 임상 기록, 병리 이미지 등의 멀티모달 데이터와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 모델을 활용해 자사의 신약후보물질을 정교하게 평가하고 치료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를 검증할 계획이다. 템퍼스AI는 실제 암 환자 종양에서 유래한 다양한 오가노이드 모델을 제공한다. 해당 모델들은 환자의 종양 특성을 그대로 반영하며 템퍼스의 차세대 유전체 분석 기술인 xT를 통해 임상 데이터와 연계된다.
이를 통해 양사는 오가노이드 연구 결과를 실제 환자 데이터와 비교해 신약후보물질의 임상 시험 결과를 더욱 정밀하게 예측해 최적의 맞춤형 항암 신약으로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외에도 JW중외제약은 신약 R&D(연구개발) 통합 플랫폼 제이웨이브를 본격 가동해 신약 개발 타임라인을 크게 단축시킨다는 복안이다. 제이웨이브는 JW중외제약이 기존 운영하던 약물 탐색 시스템 주얼리와 클로버를 통합하고 AI 모델 적용 범위를 대폭 확장한 플랫폼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R&D 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제약사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파이프라인 개발에 나서고 있다"며 "비용절감을 위해 제약사 간 협업이 늘어나는 것과 마찬가지로 AI 활용도 제약사들의 수익성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채택하는 비율이 점차적으로 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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